[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98% 가량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LH가 매각한 용지 분양대금 연체액이 지난 2월 기준 6조원에 달하는 것이 실적부진의 큰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부동산 시장을 지탱하는 대내외적 경제 요인이 불안정한 상태여서 연체액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등재된 LH의 제3차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LH의 지난해 매출액은 13조8840억원, 영업이익은 437억원, 당기순이익은 515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LH 연도별 매출액·영업이익 현황(그래프=뉴스토마토)
매출액의 경우 2022년 19조6263억원보다 5조7000억원 가량이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영업이익 하락폭이 큽니다. LH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37억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22년의 1조8128억원보다 무려 98% 가량이 급감한 수치입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2년의 1조4327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5158억원으로 줄었습니다.
LH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증가추세를 보였습니다. 2018년에는 2조6136억원, 2019년 2조7827억원, 2020년 4조3346억원, 2021년 5조6486억원 등입니다. 다만 부동산 시장 침체 현상이 나타난 2022년에는 1조8128억원으로 감소했는데, 지난해는 감소세가 더 커진 것입니다.
매각용지 분양대금 연체 증가에 울상
이 같은 실적 부진 배경에는 지난해 매각 용지의 분양대금 연체액이 전년보다 3조원가량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LH 측은 밝혔습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LH 경기남부지역본부. (사진=뉴시스)
건설사나 시행사가 LH로부터 토지를 분양받으면 수년 동안 중도급을 납입해야합니다. 하지만 최근 공사 자잿값 인산 등으로 공사 자체가 어려워지자 이들 회사가 중도금 납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연체 사례가 증가한겁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연체 이율이 부동산 PF 금리보다 낮을 경우에는 차라리 연체 이자를 내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H가 용지를 매각한 뒤 받지 못한 연체액은 2021년 말 2조원대였는데, 2022년 말에는 3조9000억원, 지난해 말 6조9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상황입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연체액이 더 늘어날 수 있고, 올해 들어 LH 공동주택용지 계약 해지도 잇따르고 있어 LH 실적은 작년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LH의 공동주택용지 계약 건수는 지난 2월 기준 5건, 금액 기준으로 7300억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LH 관계자는 "공사가 보유한 비사업용 자산매각을 추진하고 리츠방식을 통해 사업다각화와 비용 절감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안정적인 재무여건을 마련하고 정책 사업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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