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전쟁 2차전…소비자·점주 피해 우려
배민, 구독 멤버십 출시 예고…무료 배달에서 '구독' 경쟁 전환
경쟁 장기화로 고객 증가 효과…뒷받침 장치는 '미흡'
주문 피크 타임에 고객센터 먹통…오배달 등 피해 현실화
배민 측 "상담 인력 증원·시스템 고도화로 고객 응대 개선 노력"
2024-04-30 16:47:14 2024-05-03 09:32:39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무료 배달로 달아오른 배달 플랫폼 시장의 경쟁이 구독으로 불이 옮겨붙고 있습니다. 국내 배달 플랫폼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이 새로운 구독 멤버십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인데요. 플랫폼 간 경쟁이 장기화 되면서 소비자 유입 증가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배달 오토바이 (사진=뉴스토마토)
 
30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조만간 새로운 구독 멤버십인 배민클럽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현재 출시 시기와 금액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알뜰배달 무료, 한집배달 할인, 쿠폰 동시 적용 등의 기본 혜택과 B마트 배송 할인 등의 혜택을 추가로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1위 배민의 구독 멤버십 출시로 배달 플랫폼 시장은 배달료 무료 경쟁에서 구독으로 확전되는 양상입니다. 현재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 요기요는 요기패스X’라는 이름의 유료 구독 모델을 운용 중입니다. 배달 플랫폼의 이 같은 구독 경쟁은 한정된 국내 배달 시장에서 모수를 늘려 전체적인 파이를 키우겠다는 목표 속에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배달의민족 '배민클럽' 도입 (사진=배민)
 
실제 배달 플랫폼 간 경쟁으로 인해 유입되는 소비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지난 3월 배달 플랫폼 3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33827078명으로 전년 동기(31944960) 대비 6% 가량 늘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소비자가 늘고 있음에도 새로운 경쟁만 예고되고 이를 뒷받침할 CS(고객만족) 장치가 따라가지 못해 서비스 질 저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배민의 경우 개인정보보호와 안전 등을 위해 점주에게 라이더의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이에 오배달 등 배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 고객센터를 통해서만 해결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최근 고객센터와 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소비자와 점주에게 피해로 돌아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우천 시와 피크시간대 문제가 도드라집니다. 배민을 이용하는 한 점주는 오배달과 관련 배민(고객센터)과 하루 종일 통화가 안 된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배달 플랫폼 업계가 상응하는 CS는 준비하지 않은 채 외형 확장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배민은 주문 중개만 수행하는 가게 배달이 75%에 달하는데 가게와 배달대행사에서 책임을 지는 구조라 CS를 배민이 직접 관여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가게 배달을 늘린 상태에서 무료 배달을 도입하다 보니까 운영적인 측면에서 CS 준비도 미흡해 불편이 초래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특정 시간에 주문이 몰릴 경우 고객센터 연결이 안되는 경우가 있지만 대체로 잘 해결되는 편이라며 고객센터 상담 인력을 꾸준히 증원하고 있고 상담사의 개입 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상담 채널 고도화를 진행해 고객 응대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라이더 번호 미제공과 관련해서는 운행 중 라이더의 안전 이슈 등으로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주에게 라이더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거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응은 플랫폼의 기본 속성과도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을 받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건 즉시성인데, 서비스 실패가 발생을 했는데 그것들을 회복할 수 있는 연락처를 차단시키고 어디를 통해서만 진행을 하라고 얘기하는 것은 문제라며 거래 당사자가 당연히 누려야 되는 서비스의 즉시성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으로 중개 기능을 통해서 거래를 원활하게 해준다는 플랫폼의 기본 속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짚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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