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배달 노동자들이 사회적 안전망 부실을 지적하며 배달안전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배달업은 건설업과 제조업을 제치고 산업재해 1위 업종으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는 3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이더자격제와 대행사등록제, 한파나 폭설 등 기상악화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 등 배달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배달 안전 종합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라이더자격제와 대행사등록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라이더자격제는 배달 노동자에게 안전교육 이수, 유상보험 가입, 이륜차 면허 소지 등의 일정한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대행사등록제 또한 생활물류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는 업체가 대행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들 제도가 도입돼야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배달대행업체가 법을 지키며 안전하게 운영하지 않는 한 라이더의 안전은 보장하기 어렵다”며 “법정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하는 업체들이 배달업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역별 배달대행업체의 경우 최소한의 법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10월 라이더유니온이 공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약서를 작성해 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40.3%, 운전면허증조차 확인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8.6%에 달했습니다. 일방적인 배달료 삭감과 수수료 징수, 임금 체불 등의 부당행위들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상악화 안전대책도 필요”
라이더유니온은 최근 극심해진 기상악화에 대한 안전대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폭염이나 폭우 시에도 별다른 기준이 없어 도로 위 라이더들이 위험한 상황에 내몰려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게 라이더유니온 측의 설명입니다.
구 지부장은 “현장 제보 등을 토대로 기상할증이나 거리제한, 주문중단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배달업체의 과도한 프로모션을 지양하고 평상시 기본배달료를 현실화하는 방안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회적 안전망 개선도 시급한 해결과제로 제시했습니다. 현재 배달 노동자들에 적용되고 있는 산재?고용보험들이 현저히 낮은 휴업급여 등 일반 근로자들과 비교해 차별적이라는 겁니다. 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직장가입자로 적용되지 않아 비슷한 소득의 근로자에 비해 2배 이상의 보험료를 부담하는 점들도 문제로 꼽았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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