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이르면 6월 재의되는 학생인권조례를 두고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가 아직은 폐지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례에 근거한 학생인권종합계획을 6월에 발표하는 일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반면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추진한 시의회에선 "교육청이 의회를 무시한다"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교육청은 21일 오후 산하 학생인권위원회에서 3기 학생인권종합계획 심의를 받았습니다. 3기 종합계획 초안은 지난 3월 수립돼 4월 초에 공개된 바 있습니다. 학생인권위원회 심의 이후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직속의 '학생인권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추진위원회' 검토를 거치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오는 6월 최종안 발표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4월26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3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안 폐지조례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시의회에서 지난 4월26일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을 통과시켰다는 겁니다. 종합계획은 학생인권조례를 근거로 수립되는데, 바탕이 되는 조례를 폐지하겠다고 하니까 학생인권조례를 아예 만들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이에 조 교육감은 5월16일 시의회에 학생인권조례 재의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재의요구안은 이르면 다음달 10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6월 회기에서 다뤄지거나, 9월 회기로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시의회의 다수당은 국민의힘입니다. 폐지안을 통과시킨 당이기도 합니다. 재의요구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가결이 가능합니다. 종합계획이 1개월 내지 3개월도 되지 않아 '단명'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가 아직 폐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6월에 3기 종합계획 최종안 발표를 밀고 나간다는 입장입니다. 교육청 관계자는 "다음 회기에 3분의2 요건을 채워 통과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조례폐지안이 다시 통과되면 그 뒤에 대책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6일 서울 서초구 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4 초등·특수 교장 자격연수 개강식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자 시의회에선 교육청의 행보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주도한 서울시의회 인권·권익향상 특별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의회를 존중한다면 그런 (최종안) 발표를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다수 뜻으로 폐지시킨 것에 반하는 발표는 의회를 무시한다고 봐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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