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창사 이후 55년 만에 첫 파업에 나섰습니다. 삼성의 그룹 혁신을 위해 신경영을 선언한 지 31년 되는 해이기도 한데요. 파업의 첫 시작은 '연차투쟁'으로 진행됐습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7일 연차 투쟁을 진행했습니다. 노조는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투쟁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전달했습니다.
전삼노는 이번 투쟁에 참여하는 인원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노조는 조합원 자의에 의해 결정됐으면 하는 취지로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이달 3일 기준 2만8387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약 20% 입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삼성전자 서초 사옥 투쟁버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노조는 파업 선언문을 사내에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파업 선언문에는 "HBM 사업철수, GOS 사태 등 명백한 경영실패로 인한 경영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불철주야 고생해 온 직원들에게만 전가해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질적 책임의 핵심 경영진에게는 성과급 잔치를 하는 것은 쓰레기 같은 짓이다. 이에 대한 사측의 행태에 대해 분노를 표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사측이 노동조합을 파업으로 몰아가고 있는 형국이다"라며 "교섭은 진전된 내용 없이 차수만 채우고 있으며, 언론을 통해 언제든지 대화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더 이상 사측에 가만 당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전삼노는 향후 다른 방향으로도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전삼노는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24시간 버스 농성도 진행하며 투트랙 방식으로 투쟁 중입니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연가 투쟁 후 다른 방식의 파업도 계획 중"이라며 "연가 투쟁은 우리의 최종 목표인 총파업으로 가기 위한 첫 번째 절차"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 파업을 선언했습니다. 삼성전자 측과 전삼노는 지난달 28일 교섭 결렬 이후 재교섭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