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카카오(035720)가 최근 잇따른 카카오톡 먹통 사태와 오픈채팅방 개인정보 유출 논란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증권가에서 카카오의 인공지능(AI) 기술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분석이 나오며 미래 먹거리 준비에도 ‘미흡’ 판정을 받았습니다. 카카오는 국내 계열사 축소로 몸집 줄이는 한편, 네이버(
NAVER(035420))에 비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해외 진출에도 시동을 걸며 전화위복을 꾀하고 있습니다.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카카오프렌즈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취임 이후 카카오의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왔습니다. 그럼에도 카카오의 주가는 최근 3개월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영자 교체 후에도 톡비즈 및 주요 버티컬 사업 부문을 관통하는 AI 전략과 세부 계획 수립에 있어 가시적 변화를 못 보여주고 있다”라며 “현재 관리 중심 하에서 기존 서비스 중심의 성과 향유에 집중한다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레벨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로 전국민이 불편을 겪자 서버 이중화에 신경 쓰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계열사 ‘문어발식 확장’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습니다. 다만 카카오는 ‘문어발 확장’ 지적을 의식한 듯 지난 1년 동안 19개의 계열사를 정리했는데요.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 지난달 카카오의 계열사는 총 128개입니다.
다만 해외에선 도리어 계열사를 늘렸습니다. 그간 카카오는 콘텐츠 서비스를 제외하면 해외에서 흥행한 서비스가 많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내수용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는데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카카오의 해외 계열사는 80곳으로, 지난해(48곳)보다 32곳 늘었습니다.
회사별로 보면 우선 카카오모빌리티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총 14개국에서 다운로드 가능한 ‘케이라이드’를 출시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서비스 운영 국가를 30여 개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카카오헬스케어의 ‘파스타’는 국내에서 확장 단계에 진입했는데, 내년 말까지 미국 등 해외 시장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그간 국내 플랫폼 기업의 해외 진출 성공 사례로 네이버가 꼽혔는데요. 최근 카카오의 공격적인 해외 진출 이유로 ‘네이버를 향한 콤플렉스’를 지목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카카오는 국내 메신저 서비스뿐만 아니라 많은 플랫폼에서 우위를 다지고 있지만 해외 사업은 부진하다는 인식과 의견이 많았다. 아마 이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네이버에 대한 콤플렉스라고 볼 수도 있다. 라인 사태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까지 (네이버는) 해외 사업을 잘하고, 이를 기반으로 AI나 첨단 분야에서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로 나갈 때 카카오가 네이버와 다른, 자신만의 길을 걸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제언도 덧붙였습니다. 황 교수는 “네이버에 대한 모방 전략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한다면 방향성도 잃고 표류할 수 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뚜렷한 자체적인 전략과 목적을 가지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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