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길 접어든 홈쇼핑 보험
비대면 채널 다변·불완전판매 우려 영향
2024-07-05 17:16:21 2024-07-05 17:52:34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홈쇼핑 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가 급감했습니다. TV뿐만 아니라 비대면 채널이 다양화해진 데다 불완전판매 우려가 겹치면서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입니다.
 
홈쇼핑 보험료 수입 '뚝'
 
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TV 홈쇼핑 채널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곳은 보험사는 총 7개사입니다. 손해보험사는 현대해상(001450)·메리츠화재(000060)·KB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000400)·흥국화재(000540) 등 5개사이고, 생명보험사는 신한라이프·흥국생명 2개사입니다.
 
국내 보험사들의 상품은 현대홈쇼핑(057050), 롯데홈쇼핑, CJ ENM 등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암보험, 운전자 보험, 어린이 보험, 간편 건강보험 등 취급 보험도 다양합니다. 홈쇼핑을 통해 올해 1분기 손보사들이 거둔 수입 보험료는 4억900만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1분기 홈쇼핑 수입 보험료 실적이 가장 높은 곳은 1억4900만원을 기록한 KB손보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도 4000만원에서 47만원으로 17.5% 상승했습니다.
 
반면 현대해상은 9600만원에서 7400만원으로 22.9%, 흥국화재는 2억2400만원에서 1억3100만원으로 41.5% 감소했습니다. 롯데손보는 100만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생보사의 1분기 홈쇼핑 수입 보험료는 4억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 줄었습니다. 대부분의 수익을 차지했던 신한라이프가 1분기 4억2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0% 줄었고, 이 기간 흥국생명도 4200만원에서 2300만원으로 45.2% 감소했습니다.
 
국내 보험사들이 1분기에 홈쇼핑에서 거둔 보험료 수익은 8억원대에 불과하다. 사진은 서울의 한 보험회사 텔레마케팅 사무실. (사진=뉴시스)
 
 
TV시청 수요 줄어든 영향도
 
홈쇼핑 보험 상품 판매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대면 영업 강화, 비대면 가입 채널 다변화, TV 시청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입니다.
 
1분기 국내 보험사들의 수입 보험료는 손보사가 8조9763억원, 손보사가 5조3043억원입니다. 이 중 대면채널 비중은 손보사(6조6672억원)가 74.2%, 생보사(5조2917억원)가 99.8%입니다.
 
현재 보험시장은 법인보험대리점(GA)을 중심으로 대면 영업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GA의 영업력이 곧 보험사의 실적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보험사들은 제판 분리(상품 제조·판매 분리)로 GA를 자회사형으로 설립하거나 대형 GA를 인수하며 영업 조직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비대면 가입 창구도 보험·비교 추천 서비스나 자사 다이렉트 채널, 스마트폰 앱을 통한 가입이 간편해지면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TV 시청 시간 감소로 홈쇼핑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홈쇼핑 보험 판매 방송도 사실상 매출보다는 광고의 성격이 더 강하게 됐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2020년 189분, 2021년 186분, 2022년 183분, 2023년 182분으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홈쇼핑 채널도 실적 실적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법인의 지난해 방송 매출액은 2조7290억원으로 전년 보다 5.9%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보다는 13.3%나 줄었습니다. 이로 인해 매출액에서 방송이 차지하는 비중도 49.1%로 2022년(49.4%)에 이어 2년 연속 50%를 밑돌았습니다.
 
보험사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홈쇼핑이 흥행했을 때는 보험 판매 실적도 좋았지만 이제는 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수단도 많아졌다"며 "무엇보다 당국이 불완전판매 감시를 강화하고 있어, 홈쇼핑 등 비대면 보험 판매도 선택을 잘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홈쇼핑 판매로 매출을 확대하려는 목표 보다는 광고 등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홈쇼핑 판매가 TM의 일종이기 때문에 전담 조직이 없고 파견 형식으로 설계사가 방송에서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다"고 밝혔습니다.
 
대면 영업 강화와 TV 시청 시간 감소로 홈쇼핑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홈쇼핑 보험 판매 실적도 미미한 수준이다. 한 TV홈쇼핑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 홈쇼핑 보험판매 영상 캡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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