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 IP 확장으로 거품 우려 넘는다
11일 유가증권 상장 앞둬
니케 높은 의존도 극복해야
스텔라·위치스로 IP 강화 나서
2024-07-09 16:32:09 2024-07-10 10:30:53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시프트업이 탄탄한 IP(지식재산권) 구축으로 거품 우려를 불식시킬지 주목됩니다.
 
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11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약 3조4815억원을 기록해, 코스피 상장 게임사 4위 기록을 세웠습니다.
 
시프트업은 김형태 대표가 2013년 설립한 회사로, 대표작은 2022년 출시한 PC·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입니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시프트업)
 
이 게임은 시프트업의 상장 동력 역할을 해왔는데요. 니케 출시 후 시프트업 영업이익은 2022년 182억6300만원에서 2023년 1110억6200만원으로 대폭 오른 바 있습니다. 같은 기간 부채는 577억8400만원에서 228억5900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니케는 꾸준히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름 업데이트를 시작한 이달 4일 일본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에 올랐는데요. 이번 일본 앱스토어 1위는 2022년 전 세계 출시 후 일곱번째 기록입니다. 이번 'BEAUTY FULL SHOT' 업데이트에는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와 협업한 미니게임과 여름 한정 니케 복각 등으로 팬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니케는 미소녀 전사들과 함께 침략자를 소탕하는 게임인데요. 3인칭 슈팅(TPS)과 수집형 RPG에 서브컬처 요소를 접목했습니다. 니케가 속한 서브컬처 게임 장르는 앞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입니다.
 
게임 시장 조사 기관 뉴주(Newzoo)에 따르면, 모바일 플랫폼 서브컬처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70억 달러에서 2026년 PC 등 플랫폼 다변화에 따라 9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니케가 매출의 97.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PLC(수명주기 연장) 부담을 높이고 있습니다.
 
동일 IP 의존도가 높을 때의 결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엔씨소프트(036570)입니다. 엔씨는 모바일판 리니지 시리즈로 매출을 올렸지만, MMORPG 인기가 떨어지자 분사와 감원 등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수년 전부터 플랫폼과 장르 다각화를 준비해왔지만, 리니지와의 바통 터치 시기가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는 게 업계 전언입니다.
 
시프트업은 회사 실적을 뒷받침할 기둥을 늘려 거품 없는 성장 가도를 달린다는 계획입니다.
 
니케에 이은 두 번째 기둥은 이미 세워졌습니다. 바로 4월 플레이스테이션(PS)5 독점작으로 출시한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입니다. 이 게임은 콘솔 주요 시장인 미국·영국·캐나다·일본 등 8개국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습니다.
 
독점 배급사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는 공식 집계를 내지 않았지만, 시프트업은 이 작품이 100만장 넘게 팔렸다고 추산·발표했습니다.
 
'스텔라 블레이드' 전투 장면. (이미지=SIEK)
 
이에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 PC판으로 플랫폼을 넓히고, 본편 이야기를 늘리는 DLC(내려받는 추가 콘텐츠)와 후속작도 만들어 프랜차이즈 IP를 구축한다는 전략입니다. 뉴주에 따르면, AAA급 PC·콘솔 액션 어드벤처 장르 게임 시장은 지난해 170억 달러에서 2026년 190억 달러로 성장이 예상됩니다.
 
상장 후 첫 작품이 될 '프로젝트 위치스(Project Witches)'의 성과도 기대를 모읍니다. 시프트업은 공모로 마련한 자금을 기존작 IP 강화와 위치스 개발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일각에선 상장 이후 개인 단기 매매로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장기적으론 우상향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김형태 대표 작품에 대한 팬덤이 강력하고, 스텔라 블레이드를 통해 콘솔 게임 제작 역량도 입증했기 때문입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시프트업은 팬덤이 강한 회사기 때문에 고정적인 수요는 분명 있어서 타사보다 모멘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의 단기 이익 실현으로 자금이 빠질지 아닐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지만, 실력으로 입증된 회사의 위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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