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박충권, 전체주의 국가 출신이라"…후폭풍에 "깊이 사과"
"탈북민들 전혀 머리에 없었다"
한동훈 "목숨 걸고 탈북한 동료시민에 할 말 아냐"
2024-07-29 20:14:45 2024-07-29 20:14:45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이 29일 '탈북민 막말 논란'을 빚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 2009년 탈북한 북한이탈주민 출신 의원입니다.
 
지난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 위원장은 이날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전체주의 운운한 부분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선을 넘어 민주국가 대한민국으로 오신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3만4000명의 북한 탈출 주민은 전혀 머릿속에 없었고, 그분들이 상처를 받으셨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습니다.
 
앞서 여야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정치 편향성 문제 등을 놓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갔는데요.
 
이 과정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의 기본 취지는 잊혔고,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언행만 난무했다"며 "국회의원 면책 특권을 남용해 집단공격 하는 인민재판이 떠오른다"고 비판했습니다.
 
이후 최 위원장은 박 의원과 설전을 벌이다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나"라며 "인민재판이라는 표현을 여기서 쓰는 게 말이 되나"라고 언급했는데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이 같은 표현에 항의했으나 최 위원장은 "위원장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박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체주의 국가에서도 고개를 내저을 운영을 최민희 위원장이 하고 있다"며 "민주주의 이전에 사람이 가져야 할 원칙을 어겼다. 자유민주주의를 찾아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에 온 탈북민에게 사죄하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까지 나서 "목숨 걸고 탈북한 동료 시민에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며 "차별·막말이 일상화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급기야 국민의힘은 최 위원장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까지 예고했는데요.
 
결국 박 의원이 최 위원장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논란은 일단락된 모습입니다. 박 의원은 논쟁 직후 예고했던 기자회견도 취소한 상태입니다. 한편, 국회 과방위는 청문 절차 마감시한인 이날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었지만, 여야 간 견해차가 커 채택을 보류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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