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서면서 해외 데이터 사용족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로밍서비스의 높은 가격에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심(SIM)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통신3사는 로밍 데이터를 확대하고, 데이터 공유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방어전에 나섰습니다.
1일 이동통신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상반기 해외 데이터 이용방식 비교 조사 결과를 보면 유심·이심 등 심 구입이 42%를 차지했습니다. 통신사 로밍이 33%로 그 뒤를 이었고, 포켓와이파이(16%), 유료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9%)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1년 내 해외 방문 경험자 3264명를 대상으로 나온 결과인데요. 심 방식 이용률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로밍 이용자 비중은 1년 전과 동일했고, 포켓와이파이 이용 비율은 4%포인트 감소했습니다.
해외 데이터 이용 방법. (자료=컨슈머인사이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심 방식은 젊은층에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30대는 절반 이상이 심 방식을 이용하고 있었는데요. 20대(56%), 30대(61%)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40대(38%), 50대(29%), 60대 이상(22%)의 이용률을 압도했습니다. 통신사 로밍은 50대 이상에서 이용률이 높았습니다. 50대의 로밍 이용률이 43%로 조사됐고, 40대, 60대 이상은 40%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20~30대의 로밍 이용률은 20% 안팎에 그쳤습니다.
응답자들은 로밍의 비싼 가격과 요금폭탄 우려에 심 방식을 택한다고 답했습니다. 가령 일본을 기준으로 하루 2GB씩 4일 동안 이용할 수 있는 현지유심을 구매할 경우 1만500원 정도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심도 대략 비용이 비슷합니다.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최대 30일 간 3GB 이용이 가능한 요금제를 2만9000원에 이용해야 합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용자가 지출하는 하루 평균 해외 데이터 비용에 대해 심 방식은 3096원, 통신사 로밍 5343원, 포켓와이파이 4135원 정도로 분석했습니다.
국내에서 2022년 9월부터 이심이 가능해진 점도 심 방식 선호도를 높이는 영향으로 지목됐는데요. 현지 유심과 가격은 비슷하면서, 이심을 이용할 경우 QR 코드를 통해 이심을 내려받으면 바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사용하던 번호도 같이 쓸 수 있어 로밍처럼 국내 통신사의 통화, 메시지 기능 이용도 가능합니다. 단 이심의 경우 통화 로밍 요금이 별도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인천공항 로밍센터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심 방식에 대항해 통신3사는 로밍 고객 모시기에 나섰습니다. 기존 대비 데이터를 확대하고, 데이터 공유하거나 제휴 상품 프로모션을 넣는 등 직·간접적인 할인을 제공 중입니다.
SK텔레콤(017670)은 로밍 상품인 바로 요금제에 가입하고 3000원을 추가하면 최대 4명의 가족이 로밍 데이터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했습니다. 0청년 요금제 가입자에게는 50% 할인도 제공합니다.
KT(030200)는 여행을 함께 떠나는 일행 중 1명만 로밍 서비스에 가입하면 가족·친구 등 KT 모바일을 쓰는 최대 5명이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했습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가입하면 데이터 3GB를 추가로 제공하고, 로밍 가입자는 티빙 베이직 3개월 이용권도 받을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032640)는 대표자 한 명이 신청한 로밍패스에 제공되는 데이터를 1·2·3·5·10·25GB 단위로 최대 49명에게 나눠줄 수 있는 프로모션을 마련했습니다. 5G 월정액 9만5000원 요금제 이상 이용자들은 로밍 데이터가 2배로 제공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비싼 로밍을 탈피하기 위해 데이터 나눠쓰기 등 정책이 도입되고 있다"며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프로모션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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