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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올해 초
SK디앤디(210980)에서 인적분할된 에너지 기업 SK이터닉스가 무상증자를 결정하며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의 투자금 회수 움직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5월 한앤코가 일부 지분을 처분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주가가 반등하면서 추가 지분 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SK이터닉스의 SOFC 연료전지 발전소 ‘칠곡에코파크’ 조감도.(사진=SK이터닉스)
무상증자 결정에 주식시장서 뜀박질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034730)이터닉스는 지난 5일 이사회를 통해 보통주 1주당 0.2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561만3694주를 액면가 1주당 200원에 발행한다. 발행되는 신주는 오는 9월20일 상장될 예정이다.
외부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 새롭게 주식을 발행해 주주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는 통상 기업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단행한다. 신주 발행 재원은 자본잉여금이 활용되고, 자본금은 신주 발행 규모만큼 증가한다.
SK이터닉스의 경우 액면가 200원으로 561만3694주를 발행한다면 자본잉여금에서 약 11억원이 유출되고, 자본금으로 환입된다. 다만 1주당 0.2주 수준의 신주 배정 규모는 사실상 ‘배당’ 성격이라는 게 전문가 견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약 11억원 규모의 무상증자가 주주에게 가져다주는 직접적인 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SK이터닉스의 경우 배당을 위한 이익잉여금이 결손돼 있는 탓에 자본잉여금을 활용한 무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3월 말 연결 기준 SK이터닉스의 결손금은 16억원, 자본잉여금은 2123억원이다. 같은 달 SK디앤디가 신재생에너지·ESS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설립했기에 영업을 통해 거둔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탓이다.
무상증자 규모는 크지 않은 반면, 이로 인한 주가 부양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5일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한 와중에 SK이터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15.5% 하락했다. 그러나 정규시장 종료 이후 무상증자 결정이 공시됐고, 6일 SK이터닉스 주가는 전날 5일(1만3760원) 대비 21.3% 오른 1만6700원에 마감됐다.
'주가 챙기기' 본격화…한앤코 행보 주목
한앤코는 지난 2018년
SK가스(018670)와 최창원
SK디스커버리(006120)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SK디앤디 구주를 1954억원에 매수하며 SK디앤디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2018년과 2020년 각각 유상증자에 참여해 833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올해 3월 기준 한앤코는 SK디앤디의 우선주와 보통주를 합쳐 582만1753주를 보유하며 2대 주주인 SK디스커버리(582만1751주)보다 2주를 더 갖고 있다.
SK디앤디에서 인적분할로 SK이터닉스가 설립됨에 따라 한앤코와 SK디스커버리는 각각 SK이터닉스의 지분 31.2%를 보유 중이다. 지난 3월29일 4940원에 상장된 SK이터닉스의 주가는 약 2개월 만에 3만원대까지 뛰었다. 실제 5월23일 장중 주가는 3만3100원까지 오르며 최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1387억원으로 시작한 SK이터닉스의 시가총액이 9293억원까지 늘어난 것이다. 인적분할 당시 평가된 SK이터닉스의 예상 시가총액은 1200억원 수준이었다.
인적분할 이후 SK이터닉스가 시장에서 높은 멀티플을 인정받자 한앤코는 일부 지분을 매각하며 엑시트(투자회수)에 나섰다. 5월28일 한앤코는 SK이터닉스 지분 약 9%를 블록딜(대량매매)로 처분해 692억원을 회수했다. 5일 무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설 시 한앤코의 추가 지분 매각이 예상되는 이유다.
다만 블록딜 여파에 회사 주가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5월23일 9293억원이던 시가총액은 이달 5일 3863억원까지 절반 넘게 줄었다. 한앤코와 SK이터닉스는 지분 매각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앤코 관계자는 “SK이터닉스 지분 매각에 관한 계획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며 선을 그었다.
SK이터닉스 관계자 역시 “이번 무상증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당사의 조치일 뿐, 별도 목적은 없다”라고 해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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