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민원 분쟁 급증…'홍콩 ELS' 영향
상반기에만 작년의 5배 달해
2024-08-09 14:58:47 2024-08-12 09:28:52
 
[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올 상반기 은행권에 제기된 분쟁조정 건수가 지난해 1년치 건수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에 따라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들을 중심으로 소비자와의 분쟁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9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내 '민원분쟁·소제기 현황' 공시에 따르면 홍콩ELS 판매사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은행 등 6개 은행의 지난 2분기 누적 분쟁조정 신청 건수(중복 제외)는 6063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들 6개 은행의 지난해 연간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1226건인데요. 지난해 연간 수치를 넘어선 데 이어 5배 가량 급증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상반기)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국민은행 34건, 신한은행 31건, 하나은행 12건, 우리은행 16건, 농협은행 61건입니다. SC제일은행은 8건에 불과했습니다.
 
분쟁조정 건수 급격히 늘어난 것은 홍콩ELS 대규모 손실 때문입니다. 홍콩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의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올 상반기 2435건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어 NH농협은행 1820건, 신한은행 1237건, SC제일은행 285건, 하나은행 247건 순입니다. 홍콩ELS 판매 규모가 가장 적은 우리은행은 39건입니다.
 
은행들은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라 손실 대상자 자율배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에서는 지난 7월 말 기준 자율조정대상 계좌 8만4284좌 중 76.5%인 6만4477좌가 조정을 수용했습니다. 신한은행의 배상 동의율은 74.7%입니다. 농협은행의 경우 96% 가량의 지급 동의를 마친 상태입니다. 
 
홍콩ELS 자율 배상안에 동의하지 않는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법적 분쟁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홍콩H지수 ELS 손실 피해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단체소송 참여자를 모으고 있습니다. 단체소송 참여에 800여명의 회원이 모인 상태입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분쟁조정이나 소송으로 갈 수록 실제 배상 비율이 더 낮아질 수 있는데,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홍콩 H지수 ELS 손실 여파로 올해 상반기 주요 은행에 제기된 민원분쟁 조정 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반년만에 5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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