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 해결은 언제?"…티메프 피해 한목소리
피해 판매자·소비자 첫 연대…검은 우산 시위
판매자는 '빚더미' 걱정…소비자는 미환불에 답답
"책임 전가 그만…현실적 해결책 논의해 달라" 호소
2024-08-13 16:13:40 2024-08-13 17:50:58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티메프 사태로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입점 판매자들과 구매 상품에 대한 환불에 난항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이 한곳에 모여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대규모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요원한 상황에서 이들의 피해 복구 목소리는 거세지고 있습니다.
 
티메프 피해 판매자와 소비자는 13일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 앞에서 검은 우산을 쓰고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미환불에 대한 책임을 묻고 사태 수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앞서 피해 판매자와 소비자가 각각 대응에 나서기는 했지만 연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피해 판매자들은 지난달 말 긴급회의를 시작으로, 이달 초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대위 발족식을 가졌습니다. 피해 판매자들은 지난달 말 티몬 사옥을 점거해 농성을 벌였으며, 큐텐 본사 앞에서 우산 시위를 열었습니다. 릴레이 1인 우산 시위를 국회, 금융감독원 앞에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집회에서 신정권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대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단순히 티몬과 위메프 플랫폼만의 문제가 아니다. 온라인 상거래의 근간이 무너진 참담한 재난"이라고 정의하며 "저희의 삶은 빚더미에 눌려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시급히 대처하지 않으면 8월을 시작으로 9월, 10월에 연쇄적인 파산과 회생 반복으로 도산하는 업체들이 늘고 많은 실업자가 나올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일으키고 여전히 의혹이 가득한 구영배와 큐텐그룹의 모든 책임자에 대한 철저한 구속수사를 통해 피해자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3일 서울 강남구 티몬 구사옥에서 티몬, 위메프 연합 피해자들이 검은 우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티몬·위메프 판매자들에 대한 대금 정산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회생 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승인한 상태입니다. 자율적 협의가 무산되면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하고 최악의 경우 파산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이번 사태 책임자로 지목되는 구영배 큐텐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해 새 플랫폼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를 만들고, 해당 법인에 판매자들이 미정산금을 전환사채(CB)로 전환해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이에 대해 판매자 단체는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집회에는 티메프에서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들도 합세했는데요. 일반 상품은 환불 처리가 이뤄지는 반면 여행 상품과 상품권 구매자 일부는 환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와 여행사, 상품권 업체는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여행·숙박·항공권 미환불 관련 집단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9028건에 달하며, 결제금액은 약 256억원 규모로 파악됩니다. 이는 지난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와 올 4월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사건 집단 조정에 참여한 각 7200여명, 5804명보다 많습니다.
 
주정연 티메프 피해 소비자 대표는 "일부 상품과 결제처에서 환불이 진행됐으나 여전히 더 많은 미환불 피해자가 있음을 알리기 위해 피해 판매자 비대위와 연대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피해자들의 수와 피해금액에 대한 집계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책은 없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소비자들은 전자상거래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커져가고 있다"면서 "부디 폭염 속 메마른 피해자들을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논의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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