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국투자캐피탈, 부실채권 대폭 증가…'PF 사업성 평가' 직격탄
부동산 관련 대출 내 '부실우려' 20% 수준
PF 개별 부문 고정이하여신비율 크게 상승
2024-09-11 06:00:00 2024-09-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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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투자캐피탈이 지난 2분기 자산건전성 지표가 크게 저하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탓인데 금융당국의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면서 이익변동성이 커진 것은 물론 건전성 개선을 위한 부실 사업장 처리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사업성 평가' 영향…충당금 부담 커져
 
6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캐피탈은 지난 2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7%다. 앞선 1분기 3.9% 대비 6.8%p 치솟았다. 고정이하여신은 1649억원에서 4480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3.5%에서 17.2%로 상승했다. 요주의이하여신은 5719억원에서 7222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실채권 관리를 위해 쌓은 대손충당금 잔액은 1711억원으로 280억원 늘었지만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탓에 커버리지 비율이 86.8%에서 38.2%로 하락했다. 충당금 추가 적립 필요성과 부담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부동산PF 개별 항목의 건전성은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각각 20.7%. 34.0%로 매우 높은 상태다. 특히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1분기 8.4% 대비 12.3%p 상승했다.
 
2분기 건전성 저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부동산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 영향이 컸다. 관련 기준을 더욱 세밀하게 가져가면서 부실채권으로 재분류된 채권이 늘어난 것이다. 당국이 지난 5월 발표한 것으로 지난 2분기 실적에서부터 반영되고 있다.
 
새로운 사업성 평가의 등급은 △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 등 총 네 가지로 구분되는데, 한국투자캐피탈은 적용 결과 전체 부동산PF 자산에서 유의가 0%, 부실우려가 20%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왔다.
 
부실우려 등급은 △평가 기준이 여신 만기가 4회 이상 연장 △경공매 3회 이상 유찰, 본PF 공정이나 분양이 계획 대비 매우 부진 △브릿지론 토지매입 관련 최초 대출 만기가 도래한 이후 장기간 경과 △토지매입 미완료 △인허가 미완료나 완료 후 장기간 경과 등이다. 이중 2개 이상 해당돼야 한다. 부실 위험도가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만기연장 횟수에 따라 일괄적으로 고정 이하 분류가 됐다”라면서 “고정이하여신의 담보가액, 낙찰가율, 회수 예상시기, 처분비용 등을 고려해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PF 질적 '열위'…높은 중후순위 비중 부담
 
한국투자캐피탈의 상반기 부동산PF 자산 규모는 1조1339억원으로 본PF 3540억원, 브릿지론 7799억원이다. 본PF보다 리스크가 있는 브릿지론 규모가 더 크다. 영업자산 내 비중은 24.1%로 계산된다. 본PF에서 준공 후 담보대출로 전환된 건까지 고려하면 부동산 관련 자산은 1조7633억원으로 영업자산 내 비중이 37.4%다.
 
본PF 대출의 경우 분양 측면에서 개시 전 사업장이 20%를 차지하고 있고, 개시 사업장도 평균 분양률이 50% 수준으로 높지 않아 리스크가 있다. 브릿지론은 만기 구조가 짧아 단기 부실화 위험이 있고, 자기자본(9288억원) 규모 대비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높은 편이다.
 
한국투자금융 (사진=한국투자증권)
 
변제순위 구성도 리스크가 따른다. 부동산 관련 대출 가운데 중후순위 대출 비중이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채권 부실화 이후 회수 작업을 진행하더라도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PF 사후관리 기준에 따르면 ‘유의’ 단계는 재구조화 또는 자율매각을 추진해야 하고, ‘부실우려’ 단계는 상각하거나 경·공매를 통해 매각해야 한다. 부실 사업장 정리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건전성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중후순위 대출 탓에 충당금 적립액을 넘어서는 손실이 발생할 경우 수익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한국투자캐피탈은 이미 수익성이 크게 부진한 상태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4%(589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손비용은 233억원에서 414억원으로 77.7%(181억원) 증가했다. 2분기 순이익은 -37억원으로 적자가 발생했다.
 
한국투자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국의 사후관리 계획에 따라 자율매각, 재구조화, 공매 등을 진행해 신속히 정리해나갈 계획”이라며 “담보 가치가 양호하거나 이자 1개월 단위의 정상 납부 등 상대적으로 우량한 사업장은 타사에 매각해 건전성 비율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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