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인공지능(AI) 신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국내 통신3사의 연구개발(R&D) 규모가 여전히 매출액 대비 0~2%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의 R&D 투자가 늘어난 것과 달리
KT(030200)는 1년 전 대비 투자비용이 소폭 줄기도 했습니다. AI로 탈바꿈을 선언하고 있지만, 자체 경쟁력 확보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16일 각사 반기보고서를 보면 상반기 기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R&D 비용은 1년 전 대비 늘어났고, KT는 감소했습니다. 통신3사 중 R&D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기업은 SK텔레콤이었는데, 매출액 대비 비중은 2%대에 불과했습니다.
SK텔레콤은 연구개발비로 1900억7700만원을 집행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1730억4000만원 대비 9.84% 늘어난 규모로, 통신3사 가운데 가장 큰 비용을 투입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증가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상반기 R&D 비용은 689억7300만원으로 집계됐는데요. 1년 전 568억4200만원 대비 21.34% 늘어난 규모입니다.
KT는 R&D 비용으로 1043억1500만원을 투입했습니다. R&D 비용 자체로 보면 3사 가운데 2번째로 많았지만, 유일하게 지난해 상반기 대비 줄어들었습니다. 대표 공석으로 직무대행체제였던 지난해 상반기에는 1054억4600만원을 R&D에 집행했는데, 이보다 1.07% 줄었습니다. 재무통으로 꼽히는 김영섭 KT 대표의 경영 효율화 일환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KT는 설비투자(CAPEX)와 정보보호투자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데, 이들 역시 AI 토대가 될 수 있는 투자비용이라는 입장입니다. 분산된 투자로 인해 R&D 비용만 산출할 때 적은 투자로 오인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KT는 "연구개발 비용 집행은 투자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연간 계획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신3사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사)
회사별 R&D 투자비용의 증감폭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매출액 대비 투자 규모를 보면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투자가 활발한 SK텔레콤의 R&D 비용은 매출액 대비 2.14%에 불과합니다. LG유플러스와 KT는 1% 미만을 기록 중입니다. LG유플러스는 매출액 대비 0.98%를, KT는 0.79%를 R&D 투자 비용으로 사용했습니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AI는 결국 핵심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는지, 튜닝 등의 기술고도화, 데이터센터·컴퓨팅 파워가 절대적 척도"라면서 "AI 관련 투자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통신3사의 R&D 투자 규모는 독자적 경쟁력 확보가 아닌 이들이 기술기업과 협력으로 전략을 선회한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AI를 어떻게 상품화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기술협력으로 풀어가는 과정에서 독자적 AI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가 정체됐다는 것입니다. 방효창 두원공과대 교수는 "재작년과 지난해에는 독자적 AI 기술 확보에 대한 니즈가 강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기술기업과 협력관계를 맺으며 AI의 상품성을 강화하는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이동통신 관점에서 AI 적용 모델을 만드는 과정에서 독자적 R&D 관련 비용이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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