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윤석열정부 현직 장·차관의 절반가량은 종합부동산세 대상자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윤석열정부의 종부세 완화 기조는 결국 현정부 고위공무원들이 민생은 외면한 채 자신들에게 재산상 이득이 오게끔 정책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29일 경실련 발표에 따르면 올해 8월1일 기준으로 현직에 있는 장·차관 38명 중 18명(47.4%)이 종부세 대상자인 걸로 추정됐습니다. 이들 18명의 주택 신고가액은 총 492억5414만원(1인당 평균 25억9232만원)으로, 예상 종부세액은 총 6759만원(1인당 평균 356만원)이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장·차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보유한 주택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종부세 대상자 18명 중 가장 많은 종부세를 낼 걸로 예상된 사람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입니다. 주택 2채를 보유한 유 장관의 주택 신고가액은 73억7200만원(본인 28억7200만원, 배우자 45억원)으로, 종부세 예상액은 2819만원입니다. 유 장관 외에 1000만원 이상의 종부세가 예상된 인물은 강인선 외교부 2차관입니다. 주택 신고가액은 45억7800만원이며, 종부세는 1061만원으로 추정됐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9일 경실련 강당에서 ‘윤석열 정부 장·차관 종합부동산세 완화 시 감면 대상자 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종부세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도입 이후 종부세는 징벌적 과세라는 비판 속에 꾸준히 완화됐고, 갈수록 도입 목적을 상실하고 있다는 게 경실련의 지적입니다.
실제 종부세 기본공제액은 2006년 세대별 합산 6억원이었다가 현재는 인별 합산 9억원(1세대 1주택 12억원)으로 완화됐습니다. 경실련에 따르면 현재 시점의 주택 보유 상황에서 종부세 대상자인 현직 장·차관은 18명이지만, 이 제도가 도입될 당시 기준으로는 따지만 26명이 됩니다.
1세대 1주택 공동명의자로 된 장·차관 9명 중 공동명의 18억원 종부세 기본공제를 활용해 단독명의 12억원 기본공제보다 더 많은 금액을 공제받을 수 있는 사람은 8명 정도로 추정됐습니다.
단독명의를 적용하면 종부세 예상액은 약 2437만원(1인당 304만원) 정도이지만, 공동명의 기본공제 때 예상액은 약 691만원(1인당 86만원)입니다. 단독명의와 공동명의 차이가 약 1747만원(1인당 218만원)이나 나는 겁니다. 현재 종부세는 인별 합산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서 공동명의를 활용해 더 많은 금액의 공제를 받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종부세 대상 국민 1.7% vs 장·차관 47.4%
윤석열정부는 지난 2022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5%에서 60%로 조정했고, 지난해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실거주 1주택자의 경우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상속세 완화와 함께 초고가 1가구 보유자나 다주택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경실련은 “2022년 주택보유현황 자료를 보면 국민 중 유주택자는 56.2%, 이 가우넫 12억원 초과 유주택자는 3.0%”라며 “이를 토대로 추정해볼 때 종부세 대상자는 전체 가구의 1.7% 정도”라고 했습니다. 이어 “윤석열정부 장·차관의 47.4%가 종부세 대상자인 결과와 차이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종부세 완화·폐지 정책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을 독과점하고 있는 슈퍼리치를 위한 감세 정책”이라며 “종부세 감면 대상은 정치권을 비롯한 특정 소수 계층에 국한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경실련은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6억원(1세대 1주택 9억원)으로 원상 복구하고, 과제표준을 낮추는 기능을 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제도 폐지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또 공동명의자에게도 세대별 합산 공제액 적용을 가능하게 한 ‘1세대 1주택자 공동명의자 특례 규정’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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