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제철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시작부터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사측은 지회, 노조원마다 개별 임금 체계가 다르므로 공동교섭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상시 공장별 개별교섭의 형태로 노사가 합의한 사실은 전혀 없기 때문에 지회 공동교섭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4일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2차, 3차 임단협 교섭에 사측이 불참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매년 교섭 초반에 사측은 지회의 임단협 요구안 내용이 방대하고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시간만 더 달라는 핑계를 앞세워 상견례 불참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제철 노조는 앞서 현대차와 기아가 8월 중 교섭 마무리를 위해 노사 모두 이견을 조율하며 속도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대제철 또한 여기에 맞춰 진행돼야 하나, 사측의 상견례 불참으로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대제철 노조는 사측의 임단협 불참에 불만을 표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지회는 성실 교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매주 교섭에 참석하고 있지만, 사측은 매번 교섭 불참에 대한 공문만을 들이 내밀며 교섭장에 나올 시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조는 앞서 1차 임단협에서 사측에 임단협 요구안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는 차량 지원금 할인 개선과 기본급 15만9800원, 개별기본급 78.5%에서 85% 인상 등이 담겨있습니다. 이는 지난달 사측과 임단협을 타결한 현대차 노조와 같은 수준입니다.
현대제철 노조가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투쟁 중인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사측의 임단협 교섭 불참은 3지회(인천, 포항, 당진) 공동교섭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사측은 지회, 노조원마다 개별 임금 체계가 다르므로 임단협 협상에 적용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어서, 개별 교섭이 아니면 응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반면, 노조는 "(사측은) 공동교섭을 하자면 개별교섭을, 개별교섭을 하자면 공동교섭으로 불성실 교섭을 자행해 오고 있다"면서 "2021년부터 노사합의로 공장별 개별교섭을 하고 있다는 허위 주장으로 교섭을 보이콧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사측은 2022년 노조의 5지회 공동교섭의 요청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6개월여의 교섭 불참으로 공장별 교섭의 형태로 전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상시 공장별 개별교섭의 형태로 노사가 합의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습니다.
현대제철 노조는 "단체교섭의 방식은 노사가 논의해 결정할 사안으로, 이러한 논의조차 거부하고 일방 통보식의 교섭 거부 해태를 자행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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