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각) 레바논 남부 마르자윤에서 바라본 크파르 레멘 마을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중동을 둘러싼 전운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최대 규모 교전에 나섰는데요. 특히 헤즈볼라의 대규모 공격 계획을 사전에 감지한 이스라엘이 안보 위협 제거를 위해 지상군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추가 교전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오전 6시30분께 헤즈볼라의 대규모 로켓 공격 정황을 포착하고 레바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정밀 폭격'을 진행했습니다. 정밀 폭격은 헤즈볼라 관련 목표물들을 겨냥했다는 게 이스라엘 군의 설명이기도 합니다.
이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해안도시 하이파 남동쪽에 있는 라마트 데이빗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데 대한 대응입니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전역에 광범위하게 뿌리박힌 테러 (시설 등의) 목표물들을 (더욱) 광범위하고 정밀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이번 공습은 전날의 폭격보다 중요하며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레바논 주민들을 향해서는 공습 반경이 넓어질 수 있다면서 헤즈볼라와 거리를 둘 것을 경고했습니다. 그는 "헤즈볼라가 은신한 건물과 가옥에 있거나 근처에 있는 사람은 모두 즉시 그곳에서 멀리 대피하라. 이는 여러분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폭격으로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목표물을 150개 이상 공습했으며,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했습니다. 레바논 국영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민간인이 최소 1명 사망하고 6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가자전쟁 이후 주기적으로 교전을 이어온 바 있는데, 이날 교전은 최대 규모로 평가됩니다.
특히 이번 폭격은 지난 17~18일(현지시간) 연이어 터진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 폭발 사건부터 확장된 셈인데요. 양측은 보복과 대응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더 크게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그럼에도 하가리 대변인은 "이스라엘 북부의 안보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국경을 넘어 지상군이 레바논을 급습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헤즈볼라 등 친이란 세력으로 확장됨에 따라 5차 중동전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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