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B&피플)이종범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 파트너
최근 자동차 업계 전동화·자율주행 '화두'
딜로이트 각 분야 전문가 협업해 통합 자문
2024-09-30 06:00:00 2024-09-3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5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3위 자리를 지키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삼성SDI(006400) 등 국내 배터리 기업이 글로벌 100대 부품사에 진입한 가운데 국내 자동차·부품사들의 글로벌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2차·3차 협력체는 8000여개에 달하는데 중소 업체들은 투자 여력의 한계에 부딪히거나 신규 개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에 국내외 기업들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수·합병(M&A)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해졌다.
 
이종범 회계법인 딜로이트 안진 파트너는 경영자문부문에서 인수·합병(M&A) 그룹에 속해 있다. 유럽·동남아 다수 국가의 자동차 판매 네트워크 인수 자문, 국내 톱티어 부품사들의 자율주행 업체 투자·전장사업 실사 등 인수 자문을 담당했다. 이외에도 모빌리티 기업 투자 실사·자문, 미래소재·배터리 사업 인수 실사·자문 등을 맡았다. 
 
이 파트너는 수많은 자문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딜로이트가 보유한 우수한 인력 풀을 꼽았다. 딜로이트는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딜로이트 내 다수의 국내외 전문가의 자문을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이 업무 수행에 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종범 딜로이트 안진 파트너 (사진=딜로이트 안진)
 
다음은 이 파트너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현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경영자문부문에서 M&A그룹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완성차 그룹과 자동차부품사를 포함한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 및 투자 관련 매수·매도 자문 업무와 재무 실사 등 거래 실행 자문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M&A 그룹 내 자동차부품사 전문팀을 운영하고 있고, 딜로이트 아시아퍼시픽(Asia Pacific)의 자동차부품 산업 부문(Automotive supplier sector) 팀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딜로이트 프랑크푸르트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일하셨다. 독일에 계셨던 경험이 현재 완성차 업체나 자동차 부품사에 대한 자문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프랑크푸르트에서의 경험은 크로스보더 인수·합병(Cross-border M&A) 자문에 있어 중요한 경험을 제공해왔다.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크로스보더 인수·합병의 경우 해당 국가의 규제와 문화를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유럽의 경우 근로자에 대한 권익을 중시하고 명문화된 규정과 절차의 중요성, 개인정보에 대한 엄격한 처리 규정 등으로 인해 M&A 자문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사전에 고려하고 미리 준비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
파견근무 초기에는 이러한 점들로 인해 답답함과 어려움을 많이 느끼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고 나중에는 계획성과 합리성에 놀라게 됐다. 그 당시의 소중한 경험으로 인해 해외 M&A자문 업무 수행 시 플래닝(Planning)에 보다 신중을 기하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부분을 보다 세심하게 챙기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기업의 자동차부품사, 모빌리티(Mobility), 자율주행 업체나 전장사업, 배터리 사업 등 폭넓게 자문을 맡으셨다. 넓은 분야에 대한 자문이 가능했던 이유가 있다면?
△돌이켜보면 모든 과거 업무가 도전이었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들이 소중한 경험과 보람이었다. 다만, 글로벌 1위인 딜로이트에 속해 산업 전문성, 서비스 경험, 축적된 노하우(know-how), 딜로이트 내 다수의 국내외 전문가의 자문을 활용할 수 있었기에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일례로 미국의 우버, 동남아의 그랩 등 과거 카 셰어링(Car Sharing: 차량 공유서비스), 카헤일링(Car Hailing: 차량 호출서비스) 사업이 태동하던 시기에 관련 크로스보더 실사와 인수자문을 맡게 되었다. 내부적으로 산업별로 리더가 있다. 자동차(오토) 섹터도 리더들이 있어 자주 소통하고 조언도 구하면서 의논을 했다. 그 과정에서 통합모빌리티(MaaS), 모빌리티의 미래(Future of Mobility) 등에 대한 통찰력(인사이트)을 얻고 해당 글로벌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처음 접하는 생소한 비즈니스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최근 자율주행차나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서 사건·사고가 많다. 투자와 관련해서 주의할 점이 있다면?
△우선 특성상 자동차 부품산업은 안전성과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고, 부품업체들과 완성차업체들이 개발부터 양산까지 같이 협업해야 한다. 따라서 검증이 안된 신규 업체의 진입이 매우 어려운,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최근 배터리 관련 소재 기업, 특히 양극소재, 배터리 화재 방지 난연소재 관련 기업, 그리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관련 부품기업 등 벤처기업 등이 창업되고 있고, 엔젤투자시장 규모 또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 내에서 이러한 벤처기업 투자의 성공 사례를 찾기가 싶지 않듯이 관련 투자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배터리 양극 소재 벤처 기업 중 창업자 기술만 믿고 다수의 투자자가 성급한 투자를 한 경우가 있었는데, 결국 완성차의 검증 프로세스 첫 단계도 통과 못하고 실패한 사례가 있다. 반대로 국내 중견 자동차 부품사가 양산 시설과 경험이 없는 팹리스 디자인 하우스 사업모델을 가진 ADAS 부품 벤처기업에 소규모 투자를 시작으로, 공동기술개발 협업프로세스를 통해 단계적 기술 검증을 수행하고, 추가 투자를 통해 제품개발 기술 역량을 확보 한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전략 성공 사례도 있다. 따라서 전기차 관련 소재 또는 자율주행과 같은 하이테크 기업에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은 투자 대상회사의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타깃 고객군, 양산가능성, 경쟁관계, 수주가능성 등 보다 다방면에 대한 사전적 검토가 필요하다. 
 
이종범 딜로이트 안진 파트너 (사진=딜로이트 안진)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 기업들 특징이 있다면? 해외 자동차 관련 업체를 인수하거나 혹은 국내 업체를 인수·매각하는 경우 특별히 자문에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다면? 
△한국 자동차부품 산업의 특징은 후방으로 갈수록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을 형성하고 있고, 전방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지니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경우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므로 M&A 자문에 있어서도 이러한 전략적 방향성을 항상 고려한다. 반면, 중견·중소 부품사들은 변화하는 산업에 발맞추어 기술 개발과 체질 개선을 이뤄야 한다. 필요한 경우 기존 사업의 축을 변화시키는 사업 재편도 이뤄야 합니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위한 안정화(consolidation)가 필요하거나, 과다한 차입금 보유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도 있다. 따라서 필요한 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유치, 전동화에 따른 미래자동차 부품사 인수, 동종·이종 부품사 간 인수합병, 통폐합 등 다양한 니즈에 부합할 수 있는 자문업무를 맞춤형으로 제안하고 수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자동차 공급망 시장에서 지켜볼 만한 사안이나 트렌드가 있다면?
△최근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는 ‘전동화’가 가장 주목할 만한 키워드다. 특히 하이브리드 시장이 커지고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차량 기술이 진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전통적 자동차부품 기업과 전장부품 기업의 M&A 확대를 주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배터리 화재 등으로 전기차는 대중시장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소위 캐즘(초기 시장에서 대중화로 넘어가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수요가 줄거나 정체하는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동차 전동화 캐즘 기간 이 '탈' 내연기관 시대를 아직 준비하지 못한 부품 업계나 전동화 부품산업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에겐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기술도 대안 기술로 주목받을 것 같다. 이에 관련 사업에 투자를 준비 중인 기업에서는 전동화 시장 진입 세분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또한, 최근 매각 자문을 했던 경우 내연기관 위주의 부품사도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로 확장 가능한 기술력이 있어 고객사가 확보되어 있다면 동종·이종 기업의 좋은 투자나 인수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 관련된 트렌드는 아주 오래전부터 자동차 산업의 뜨거운 화두이고 이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100대 부품 기업 중 상당수는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카 기술 관련 기업들이다. 콘티넨탈은 2007년부터 지멘스 VDO를 시작으로 인포테인먼트와 ADAS 관련 업체들을 꾸준히 M&A 했다. 다수의 자율주행 관련 전장부품사들이 상장 대신 대기업·중견그룹으로의 매각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시사점을 종합해 보면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의 M&A는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딜로이트 안진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매각 등 자문 업무들에 대한 성공적인 마무리가 1차적인 목표다. 또한 딜로이트엔 다양한 서비스 영역의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협업을 통해 의미 있는 밸류업을 한 사례를 남기고 싶다. 자동차 부품사의 M&A 전략, M&A 실행, 구매관리자지수(PMI), 상담(consulting) 등에 이르는 통합적인 자문 업무를 개발하고자 한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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