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스마트팩토리의 대명사로 불리는 테슬라를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맞춤형 생산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업계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스마트팩토리가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다만, 기술적·조직적·외부 요인 등으로 기업들이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스마트팩토리는 자동화된 로봇이 생산하고 사람이 없는 공장이 아닌, 사람의 역할과 로봇의 역할 그리고 AI(인공지능)과 사람의 경험이 조화를 이룹니다. 전체 공장이 인격체처럼 움직이는 것입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선택과 수요를 예측, 생산을 사전 검증하며, 계획을 확정하게 되면 공장은 생산활동을 시작하는데요. 예컨대 자동차 한 라인에서 비슷한 차량을 생산하는 지금의 모습과는 달리 미래의 공장은 상황에 맞춰 생산하고 소비자의 취향과 부품 공급 상황을 예측해 생산 계획을 마련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의 수를 늘리는 이른바 양적 팽창기를 지난 시점에서 공장의 효율성과 기술 활용을 하는 공장이 필요한 시대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업계 스마트 팩토리 도입 현황(그래픽=뉴스토마토)
선두 '테슬라' 쫓는 '글로벌 완성차'
테슬라는 세계 곳곳에 스마트 팩토리 개념의 최종장으로 평가 받는 기가팩토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기가팩토리에서는 차량의 뼈대 제조부터 조립, 도색까지 대부분 공정을 로봇이 수행하며, 사람은 차량을 검수하는 업무 정도만 하고 있습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는 현재 5곳입니다. 미국 네바다주, 뉴욕주, 오스틴주, 텍사스주,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 등인데요. 주요 생산품은 전기차와 배터리 , 태양광 패널 등을 만듭니다.
테슬라는 기가팩토리가 도입되면서 생산성과 이익률 모두 향상했습니다. 2017년 10만대를 겨우 생산하던 테슬라는 2022년 131만대를 판매하면서 불과 5년만에 10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또한 초대형 주주 공법 '기가프레스'로 공정을 대폭 축소하면서 생산 비용을 40% 가까이 절감했고, 지난해 기준 차량 1대당 순수익은 9574달러, 한화로 약 1200만원에 달합니다.
스마트 팩토리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기업의 전반적인 이익 증가에 기여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앞다퉈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중 BMW는 지난 1월 미국 사우스캘로라이나주 스파턴버그에 있는 자동차 공장에 로봇 스타트업 회사 피규어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스파턴버그 공장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BMW 차량의 약 60%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미 AI가 제조 작업을 하고 있는 산업용 로봇을 감독하는 스마트 팩토리를 운영 중입니다. AI도입으로 공장의 효율성과 생산량이 크게 향상됐고 연간 100만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포드는 미시간 대학에 7500만 달러를 투자해 어질리티로보틱스와 협력해 직립보행 로봇 디짓을 선보였습니다. 디짓은 가벼운 소재로 제작됐지만, 최대 18kg까지 물건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데요. 장애물이 있는 경우 피해 갈 수 있으며, 살짝 부딪히더라도 쉽게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합니다.
혼다는 세계 최초의 로봇 '아시모'를 개발한 데 이어 사람 손처럼 작동할 수 있는 기능에 중점을 둔 휴머노이드 푸시를 선보였습니다.
국내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는 싱가포르에 위치한 글로벌 혁신센터에서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무인 운반로봇과 자율이동 로봇,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생산되는 차량의 검수를 합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싱가포르 공장에 약 200개의 로봇과 AI, 첨단 비전 기술이 상당 부분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엔지니어들이 고객의 다채로운 니즈를 반영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설계됐다"고 말했습니다.
기아 멕시코 제조 현장(사진=현대차그룹)
"기술적·경제적·외부 요인 등 한계 극복해야"
다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기술적, 경제적, 외부 요인 등의 한계를 겪으며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선 기술 통합의 복잡성이 있어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스마트 팩토리는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합해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기술 간의 호환성 문제나 데이터 관리의 복잡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술 인프라도 부족합니다. 기존의 생산 시스템과 새로운 스마트 기술 간의 통합이 어려워,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됩니다.
경제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초기 높은 투자 비용이 걸림돌이 되는데요.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는 상당한 투자 비용이 필요한만큼, 장기적으로 투자 수익률을 따져야 합니다.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인한 인력 조정 등의 문제로 노조와 갈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인력 조정을 위해서는 노조 동의를 필수로 거쳐야 하는데요. 실제로 노조는 최근 임단협 과정 등에서 자신들의 정년을 연장하고 생산직을 더 뽑자는 주장도 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노조가 협상의 지렛대로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합리적이지 않은 요구에 사측은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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