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건희 브랜드' 출범식에만 '혈세 1억' 투입
바이바이 플라스틱, 김건희 에코백 이후 범국민 릴레이 캠페인
실상은 참여자 70% '국회의원·지자체·공공기관'…실체 없는 정책
2024-10-07 17:16:04 2024-10-07 23:04:21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윤석열정부의 대표적 친환경 정책인 '바이바이 플라스틱' 출범식에 1억원가량의 혈세가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바이바이 플라스틱' 캠페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순방 때 '에코백'을 든 이후 현 정부의 상징으로 부상했습니다. 지난해 6월 바이바이 플라스틱 캠페인을 시작한 환경부는 같은 해 8월 이를 '범국민 실천운동'으로 확대했습니다. 사실상 김 여사가 브랜딩을 한 셈입니다. 
 
하지만 성과는 저조했습니다. 출범식에 쓰인 혈세는 해당 사업 총액의 89%에 달했습니다. 특히 김 여사가 주도적으로 이끈 해당 사업 캠페인 참여자의 70% 이상이 국회의원이나 지자체·공공기관인 데다, 나머지 30%도 관변단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실체 없는 정책사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6월 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바이바이플라스틱 캠페인 출범 행사에 참여한 고려대 중앙동아리 환경보호기획단 학생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출범식에 혈세 '펑펑'…사업총액의 '89%'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민주당 의원이 '환경부' 자원순환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여사가 참석한 바이바이 플라스틱 사업 금액은 1억 985만원입니다. 
 
이중 지난해 6월 5일 김 여사가 직접 참석한 바이바이플라스틱 캠페인 출범 행사에 9660만 5000원이 집행됐습니다. 출범식 행사 세부지출 내역을 보면 4840만원이 행사 기획 및 운영에, 1100만원이 홍보물 디자인에 각각 쓰였습니다. 
 
반면 출범식 이후 해당 캠페인을 알리기 위한 확산 홍보에는 바이바이 플라스틱 티셔츠 제작과 굿즈 제작 등 1325만 5000원만 지출됐습니다. 1억원을 들여 출범식을 열었지만 추후 진행 사업이 전무했다는 의미입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해당 출범식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바이바이 플라스틱 캠페인의 챌린지 시작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이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챌린지가 확산했기 때문에 추후 사업 진행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환경부의 해명대로라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캠페인의 SNS 챌린지 출범을 위해 1억원이 비용이 들어간 겁니다.
 
바이바이 플라스틱은 지난해 6월 환경부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로 시작한 캠페인입니다. 해당 캠페인은 안녕(바이)이라는 의미로 양손을 흔드는 사진 또는 영상을 SNS에 게재하며 탈플라스틱 실천 각오와 함께 다음 참가자를 지목하는 게 골자입니다. 그런데 김 여사가 대통령실을 통해 해당 사업에 깊이 관여했다는 사실이 최근 확인됐습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27일 환경부의 바이바이 플라스틱 사업 추진 경위 답변서를 공개했습니다. 강 의원은 환경부에 '바이바이 플라스틱 관련, 환경부가 당초 기획한 것이 아닌 김 여사(대통령실)가 제안 또는 지시해 기획된 행사이며, 김 여사는 자신이 기획한 행사에 참석의사를 환경부에 먼저 알려왔는지'를 물었는데요. 환경부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환경부에서 대통령실 담당비서관실과 협의해 환경의날 계기로 바이바이 플라스틱 캠페인을 기획하였고, 이에 따라 출범식에 여사가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습니다.
 
환경부는 또 바이바이 플라스틱 포스터와 관련해 김 여사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전문작가의 재능기부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안다고 했습니다. 강 의원은 "공직자도 아닌 김 여사가 환경부의 바이바이 플라스틱 사업에 직접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김 여사는 지난 2022년 11월 14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바이바이 플라스틱 백' 운동 창시자인 멜라티·이사벨 위즌 자매를 만난 바 있는데요. 환경부 캠페인 명칭도 바이바이 플라스틱인만큼 김 여사 개입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습니다. 
 
환경부 '바이바이 플라스틱 캠페인' 지출 및 참여자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관변단체 대다수"국민 없는 범국민 실천운동
 
환경부는 1회용품 감량과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에 더해 바이바이 플라스틱까지 포함한 자원순환 정책홍보를 위한 홍보영상과 콘텐츠 제작 등에 5억4000여만원을 사용했습니다.
 
환경부는 해당 금액에 대해 "매년 탈플라스틱 등 국민들이 관련 정책 성과를 체감하는 것을 목적으로 자원순환정책 통합 홍보 사업 중에 있으며, 그중 일부분을 탈플라스틱 관련 정책의 홍보 효과 극대화를 위해 바이바이 플라스틱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바이바이 플라스틱 캠페인 참여 현황을 보면 정책 실효성이 의심됩니다. 환경부가 집계한 바이바이플라스틱 챌린지 참여자는 1126개 개소(기관 또는 개인)입니다. 지난해 8월 16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시작으로 올해 7월 31일까지 집계인데요. 국회의원과 시·도의회 의원을 제외하면 개인 참여자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또 1126개 개소 가운데는 공공기관과 지자체 등이 742개 개소로 약 70%를 차지합니다. 이를 제외한다 해도 상공회의소와 관변단체 등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SNS에 바이바이 플라스틱을 검색해봐도 대부분 기관장들이 챌린지를 함께 하고 있을 뿐, 일반인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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