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혐오시설로 인식돼 설립이 어려운 데이터센터 유치나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KT(030200)에 대해서도 집중 조명했습니다. 김영섭 KT 대표는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로서는 유일하게 증인으로 참석했는데요. 국회는 KT의 낙하산 논란을 비롯해 KT 최대 주주로 오른 현대차 그룹 문제를 중점적으로 살폈습니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AI에 국가 명운이 걸렸다고 언급한 가운데, 과방위원들은 AI 인프라 구축에 힘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과기정통부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과방위는 AI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가 중요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빅테크 기업이 차세대 AI 개발 기지로 동아시아를 점찍고 수십조원대 인프라 연구개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고 우려를 표했는데요. 유상임 장관은 “원자력발전소 유치가 어렵듯 데이터센터도 송전선로 등에서 나오는 전자파 때문에 유해시설로 인식돼 유치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유해성이 낮고, 나라에 꼭 필요한 시설인 만큼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습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가 현재 확보한 GPU가 2000장 수준인 반면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메타는 15만장을 지난해에 확보했고, 구글·아마존·중국의 텐센트는 5만장을 확보했다”며 “정부가 최근 국가인공지능위원회에서 2030년까지 3만장의 GPU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가능한 수준인가”라고 물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투트랙 전략으로 GPU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입니다. 유 장관은 “컴퓨팅 인프라에 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엔비디아의 GPU로 데이터센터를 계속 만들면서 이를 대체할 차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I 정책뿐 아니라 KT에 대한 질문 공세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최대주주가 현대차그룹으로 바뀐 것에 대해 날선 공방이 벌어졌는데요.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현대차(005380)에 KT 경영에 참여할 의사와 국민연금공단이 지분을 매각한 배경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자산운용 과정에서 매각했다"며 "매년 정하는 주식투자 비중에 따라 정해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승수 현대차 부사장은 "사업제휴 실행력과 연속성 강화를 위해 상호 지분 투자를 진행했고, 국민연금의 지분 매각으로 비자발적 최대주주가 됐다"며 "KT 경영에 개입할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영섭 대표는 최대 주주 변경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특별한 입장이 있는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KT의 최대주주 심사에 대해 세심하게 결론을 내렸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유상임 장관은 "서면심사를 2주간 걸쳐 진행했다"며 "객관성과 효율성, 공정성 제고에 집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김현 의원은 "방송국이나 회사가 최다 출자자가 변경을 할 경우에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하고 부처의 행정청에 보고해 의결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 결정은)공익성 심사만 해 처분을 하는 얇은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KT그룹의 낙하산 문제점도 거론됐습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KT와
케이티스카이라이프(053210)(KT스카이라이프) 간 올해 체결된 유무선 망사용료 계약을 두고 친정부 인사로 꼽히는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이해민 의원은 KT가 다른 사업자 대비 과도하게 KT스카이라이프에 특혜를 제공한 경우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란 점을 지적했습니다. 김영섭 대표는 낙하산 인사 지적에 대해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최 대표는 "장기사용고객이고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장기고객, 단체고객에 대한 요율을 조정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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