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공영방송 장악' 논란 속 KBS·방문진 국감 격돌
야당, 박민 KBS 사장에 사퇴 촉구
여당, MBC 보도 편향성 지적
2024-10-14 17:49:54 2024-10-14 17:49:54
[뉴스토마토 이지은·오세은 기자] 국회가 여야로 쪼개져 공영방송을 둘러싸고 날선 공방에 나섰습니다. 여당은 야당 성향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야당은 여권 성향이 짙은 KBS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여당은 방문진에 대해 민주당에 치우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공정한 언론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했고, 야당은 박민 KBS 사장이 윤석열 정권의 '공영방송 초토화 행동대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사장 연임에 재도전한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4일 오후 KBS, EBS, 방문진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습니다. 
 
야당은 박민 사장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고발당한 것을 문제삼았습니다. 
 
앞서 이날 오전 언론노조 KBS본부는 연임 도전에 나선 박민 사장이 이사회 사무국장 및 이사회 직원에 대한 회피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이해충돌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이사회 사무국장과 직원들은 차기 사장 선임 절차의 준비와 관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들이 사장 공모와 관련된 정보를 이사회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한 정보를 전달하는 등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오늘이라도 그만 둬야 할 분이 재도전 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에서 공영방송 초토화 행동 대장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이사회 사무국장, 직원들 인사권이 누구에게 있냐"고 반문하며 "공정성 논란에 대해 입을 닫고 밀어 부쳤고, 고발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민 사장은 "이사회 사무국장 등 직원들은 구조장 사장이 임명하지만 이들은 협의하에 파견됐고 이사회 지시를 받고 있다"며 "사무국 직원들이 사장 임명 과정에 개입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박 사장은 KBS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고 있어 재도전은 고사하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민 한국방송공사 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KBS),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당은 MBC 보도 편향을 직접적으로 지적했습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게 "MBC가 공정한 언론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절반밖에 없다"며 "MBC는 민주당을 위한 정당이고 민주당에만 관대하고 여당과 윤석열정부에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언론으로 볼 수밖에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 박충권 의원도 MBC 뉴스데스크가 지난 2020년 북한 열병식을 '밤 축제'라는 표현으로 긍정적으로 보도한 것과 달리 올해 '국군의 날' 시가 행진에 대해서는 '군사정권을 방불케 한다'는 등으로 부정적으로 보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의원은 "세계적인 강군인 대한민국 국군의 위용에 뿌듯한 자부심과 안보에 대한 자신감을 느끼는 우리 국민의 뜨거운 가슴에다가 찬물을 끼얹었다"며 "(국민들이) '북한의 열병식은 좋은 거고, 대한민국 국군의 시가행진은 나쁜 거다'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권 이사장은 "2020년 MBC 뉴스데스크 '밤 축제' 꾸민 말 뒤에는 북한이 저것을 축제 형식으로 꾸며서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저런 축제 형식을 한 거다라는 설명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박 의원은 "같은 사안에도 문재인정부 때는 의사를 비난하고, 윤석열정부 때는 정부를 비난한다"며 "MBC가 한 입으로 두 마디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이날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과방위에서 유시춘 EBS 이사장의 법인카드 내역을 포함한 차량운행 일지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촉구했습니다.
 
김 의원은 "EBS 이사장의 업무, 차량운행 일지 등을 요구했지만 EBS 직원들이 이사장으로부터 자료 제출 시 겁박을 요구당하고 있다"며 EBS 직원과 김 의원실 측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녹취록에서 EBS 직원은 "조직법무부에 물어보니까 조법부에서도 이사장이 반대하고 개인정보법이 되니까, 자료를 주면 이사장이 OO하고 소송하든지 무조건 처벌, 징계하겠다고 모든 걸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김 의원은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에게 EBS 측에 관련 자료 제출 촉구를 요청했습니다.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KBS),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은·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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