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공시톺아보기)콘텐트리중앙, FIFA 중계권 2000억 베팅…'기대와 우려'
최대 2000억원 규모…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확보
연결 기준 현금자산 절반 규모 투입…수익창출 어려울 수도
2024-10-29 17:55:38 2024-10-29 18:19:09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7:5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중앙그룹의 계열사 콘텐트리중앙(036420)이 오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비롯한 2030년까지의 주요 FIFA 주관 대회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자세한 협상가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대 2000억원까지 거론된다. 콘텐트리중앙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의 절반을 쏟아붓는 셈이라 도박에 가깝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앙그룹의 콘텐트리중앙은 자회사 피닉스스포츠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독점 중계권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콘텐트리중앙이 독점권을 확보한 대회는 오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2030년 남미·유럽 6개국 월드컵(100주년 대회), 2025년부터 2027년까지 U-20 월드컵, 2027년 여자 월드컵 대회다.
 
독점 중계권 확보에 따라 콘텐트리중앙은 해당 대회에 대한 직접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국내 재판매도 가능하다. 콘텐트리중앙의 월드컵 중계권 확보는 지상파 방송국 외 방송국이 FIFA 월드컵 중계권을 가져간 첫 사례다.
 
앞서 지난 4월 FIFA는 각국 방송사들을 대상으로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비롯한 FIFA 주관 대회 중계권 협상을 재개한다고 통보했다. 본래 월드컵 중계권 협상의 경우 대회 4년 전에 이뤄지지만 FIFA가 본선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들어 중계권료 인상을 요구하면서 한차례 지연됐다.
 
실제 국내 중계권료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부터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당시 국내 중계권료는 9500만 달러였으나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선 1억2000만달러로 올랐다. 축구계에선 이번 2026년 월드컵 중계권료를 한화로 최대 2000억원까지 추산하기도 한다.
 
이번 콘텐트리중앙의 월드컵 독점 중계권 확보는 사실상 그룹사의 명운을 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상반기 공시자료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의 현금성 자산은 별도 기준 464억원, 연결기준 4152억원 수준이다. 사실상 회사의 현금 절반을 오로지 월드컵 중계에 건 셈이다.
 
콘텐트리중앙이 이 같은 도박과 같은 결정을 한 것은 최근 콘텐츠 제작 수익이 부진해서다.
 
올 3분기 증권가에선 콘텐트리중앙이 연결 실적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5% 감소한 1974억원, 영업적자는 129억원을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제작 드라마의 흥행 성적이 저조한 한편 극장 수익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초 국내 프로야구리그인 KBO리그 중계권 독점을 확보한 티빙은 야구 인기에 힘입어 뚜렷한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CJ ENM(035760)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5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흑자전환을 이끈 것은 티빙을 비롯한 미디어플랫폼 부문의 적자폭 감소에 있었다. 미디어플랫폼 부문은 2분기 매출에서 3529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 티빙만 별도로 보면 매출액 1079억원으로 1년 만에 41% 성장했고, 영업손실은 117억원으로 지난해 479억원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방송 중계만으로는 2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중계권료를 충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단법인 한국언론인협회는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국내 지상파 3사는 각각 400억원대 중계권료를 지불하면서 적자가 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한국 국가대표님의 16강 진출과 세계적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국가대표 출전이라는 흥행요소로 화제를 모았지만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중앙그룹 차원에서 거의 전사적인 모험을 하는 것 같다"라며 "단순히 광고수입만으로는 2000억원대에 달하는 중계권료를 충당하지 못하는 만큼 추가적인 수익창출 요소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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