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명태균 씨가 김건희 여사의 힘을 빌려, 강원지사 국민의힘 후보 공천에서 김진태 현 강원지사에게 도움을 줬다는 내용의 녹음 파일이 나왔습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김 지사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강원지사 후보 공천에서 배제됐다가, 경선 기회를 얻으며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배경에 명씨와 김 여사가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한겨레21>이 30일 공개한 '명씨와 강혜경 씨의 녹취록'에 따르면, 명씨는 2022년 4월18일 밤 9시57분께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진태 그거 내가 살린 거야"라며 "김진태가 김○○이 갔는데, 벌떡 일어나 손을 잡고 내 얘기하면서 그분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손잡고 막 흔들더래요"라고 말했습니다.
명씨는 이어 "아니, 나 어제 잠도 못 잤어. 김진태가 나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내가 막 사모님 그래 갖고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고 했습니다. 김 지사 공천 배경에 김 여사가 있다는 걸 시사하는 유력한 정황이 또 한 번 나온 겁니다.
이날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컷오프(공천배제) 했던 김진태 당시 강원지사 예비후보에게 '경선 기회를 주겠다'며 결정을 뒤집은 날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번복을 두고, 당내에선 의문이 따랐습니다. 앞서 공관위는 '5·18 망언' 책임을 물어, 김 지사를 컷오프 하고, 황상무 전 한국방송(KBS) 앵커를 단수 공천하기로 했습니다. 김 지사는 '태극기부대'와도 연관이 깊었습니다.
결국 김 지사는 당내 경선을 거쳐 강원도지사에 당선됐습니다. 익명의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명태균이 끼어있다. 황상무로 내정되고 나서 김진태가 난리가 났다"며 "그때 (김진태가) 명태균하고 연락이 됐다. 명태균이 김진태 얘기를 김 여사한테 한 걸로 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당시 지방선거 공관위원장은 현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3일 <뉴스토마토>와 만나 '김 지사가 김 여사를 찾아가 충성 맹세를 하고, 당내 경선 기회를 얻었다고 들었다'는 취지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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