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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31일 16: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전통 투자금융(IB) 강화에 나선 BNK투자증권이 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 주관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유증은 2차전지 기업
금양(001570) 건으로 시장에선 역대급 난도라고 입을 모은다. 발행 규모는 4500억원 수준이지만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 금융당국의 제재와 2차전지 시장에 대한 우려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정지된 금양, 유상증자 부담감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차전지 기업 금양을 장래사업·경영계획을 거짓 또는 잘못 공시했다는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이어 한국거래소는 벌점 10점 부과와 함께 공시위반 제재금 2억원을 부과하고 29일 당일 매매 거래를 정지시켰다.
금양 임직원들과 몽라 직원들이 몽골 광산 개발 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금양)
이번 한국거래소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은 지난해 5월 금양이 몽골 광산개발업체 몽라의 지분 취득을 위해 교환한 양해각서 관련 금양이 몽골 광산의 실적 추정치를 부풀렸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금양은 지난 9월27일 몽골 리튬 광산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4024억원, 1610억원에서 각각 66억원, 13억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해 공시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금양의 유상증자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양은 지난 9월27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해당 유상증자는 신주 1156만주가 발행 조건으로 조달 자금은 시설자금으로 3502억원, 채무상환자금으로 1000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유상증자 결정 당시 예정 발행가는 주당 3만8950원이었다. 하지만 유상증자 결정 후 다음 거래일인 9월30일 금양의 주가는 5만2300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거래 정지가 풀린 10월30일 금양의 주가는 주당 3만8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발행가는 오는 11월27일 최종 확정될 예정으로 현재와 같은 주가흐름이 계속된다면 목표로 한 4500억원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통IB 강화하는 BNK투자증권…유상증자 '집중'
이번 유증 대표 주관사는 BNK투자증권이다. BNK투자증권은 신규 발행 주식의 총 42.2%인 487만8320주 예정 발행가 기준 19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001510),
한양증권(001750)이 인수사로 나서 각각 1801억원, 450억원, 351억원을 인수한다.
이번 금양의 유상증자에서도 유상증자의 난이도에 걸맞게 통상적인 유상증자보다 높은 수준에서 요율이 책정됐다. 대표 주관사인 BNK투자증권은 대표 주관수수료 0.85%에 더해 인수총액의 1.5%가 수수료율로 책정됐고 나머지 인수사들은 인수액의 1.5%로 책정됐다.
BNK투자증권 서울사무소 (사진=BNK투자증권)
위험도와 난도가 큰 주관임에도 BNK투자증권이 도전한 이유는 지난해 진행된 고난도 중형급 유상증자를 성공한 경험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BNK투자증권은 올해 1월 신명호 대표 취임 이후 기존 부동산 금융에 치중된 IB을 전통IB 중심으로 개편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식자본시장(ECM)에선 지난 5월 BNK투자증권은 IT 솔루션 업체 씨씨미디어서비스의 기업공개(IPO)를 공동주관했지만 규모 면에선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공모액 832억원 규모
STX(011810)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유상증자 결정 당시 STX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800억원 모집에서 540억원으로 모집규모를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11월 STX가 개발 중인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지역의 니켈광산 개발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기존 7350원에서 1만131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어 12월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도 발행예정주식수 736만주에 대한 청약률이 81.95%를 기록했다.
실권주 리스크…주주들의 호응 '관건'
유상증자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실권주다. 미매각이 발생하면 주관사와 인수사가 실권주를 떠안게 된다.
지난 7월 진행된 SK리츠 유상증자에선 총 600억원어치 실권주가 발생했다. 실권주는 잔액인수 계약에 따라 최종 실권주 1450만973주는 한국투자증권(60.6%), 신한투자증권(30.3%), SK증권(001510)(6.06%), KB증권(3.04%)이 나눠 인수해야 했다.
하지만 유상증자 성패는 주주들의 지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 가치와 전망, 비전에 대해 주주들이 손을 들어주면 성공적으로 유상증자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올해 진행된 신라젠 유상증자다. 신라젠의 유상증자 결정 당시 시장에선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전 대표의 횡령과 배임 혐의로 거래정지가 됐고,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에 대한 불확실성도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 6월23일 신라젠은 유상증자 일반 공모에서 494.46%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구주주 청약에서도 87%의 높은 청약률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 2차전지 관련 강성주주의 지지가 확고한 만큼 발행 신주 자체 완판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기업을 둘러싼 여러 잡음으로 금융당국이 유상증자 심사에 대해서 보다 까다로운 검증을 요구할 수 있는 만큼 회사의 가치와 미래 비전에 대한 보다 확실한 수준의 지표를 마련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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