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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31일 17: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롯데손해보험(000400)이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는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진도가 더디다. 대체투자 기반의 수익증권 비중이 여전히 높다. 당기손익으로 인식하는 금융자산 비중도 커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투자손익 취약성이 그대로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증권 4조원 규모…운용자산 내 비중 27.3%
31일 보험·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올 상반기 기준 수익증권이 3조8410억원이다. 지난해 말 3조9126억원에서 1.8%(716억원) 감소했다. 사실상 규모면에서는 변동이 없는 모습이다.
수익증권이 운용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3%다. 개별 항목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상반기 운용자산 규모는 총 14조668억원인데 유가증권이 11조4437억원(81.4%), 대출채권이 1조8422억원(13.1%), 현금예금이 7725억원(5.5%)이다. 수익증권은 이 가운데 유가증권에 속한다.
유가증권에는 수익증권 외에 ▲주식·출자금 927억원(0.7%) ▲국공채·특수채 2조8718억원(20.4%) ▲금융채 1조4020억원(10.0%) ▲회사채 9356억원(6.7%) ▲외화유가증권 1조8561억원(13.2%) ▲기타유가증권 4448억원(3.2%) 등이 있다.
지난해 말 대비 국공채와 특수채가 4732억원, 금융채가 1342억원, 회사채가 1111억원, 기타유가증권이 760억원 증가했다. 운용자산 전략을 채권 중심으로 가져가면서 국공채와 금융채가 특히 많이 늘었다.
다만 위험자산은 여전히 많은 편이다. 유가증권에서 국공채와 특수채, 금융채 등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수익증권을 비롯한 주식·출자금, 기타유가증권 등은 위험자산으로 여긴다. 롯데손해보험의 안전자산 비중은 35.9%이며 위험자산은 41.5%다. 수익증권 규모가 큰 만큼 위험자산 비중이 크다. 업계 평균(지난 1분기 기준 38%)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자산 리밸런싱은 수익증권 규모를 줄이고 국공채, 특수채와 같은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최근 양상은 국공채 증가에도 수익증권 규모에 변동이 없어 리밸런싱 실효성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핵심 리스크를 줄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롯데손해보험의 수익증권은 대부분 대체투자 구성이다. 포트폴리오가 부동산 개발 관련부터 사회간접자본(SOC), 항공기, 선박 등으로 이뤄졌다. 해당 자산에서 손상차손 또는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이 롯데손해보험의 자산 운용에서 나타나는 취약 요소다.
FVPL 자산 비중 32.3%…투자손익 변동성 '리스크'
롯데손해보험의 수익증권은 대부분 대체투자인 만큼 금융자산 분류상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자산(FVPL)에 포함된다. 운용자산에서 FVPL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 기준 32.3%로 보험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FVPL 자산은 금리가 변동하면서 발생하는 평가이익 또는 손실이 보험사 당기순이익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FVPL 자산 비중이 높으면 영업이익 내 투자손익이 외부 환경에 크게 노출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FVPL 평가이익이 감소하고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면 평가이익이 증가하는 식이다.
(사진=롯데손해보험)
투자손익에 기반한 영업이익 변동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실제 롯데손해보험은 앞서 2020년 대체투자 펀드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한 바 있고, 2022년 4분기에는 FVPL 평가손실이 크게 증가한 경험이 있다. 해당 요인으로 실적은 모두 적자였다. 지난해에도 투자손익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다. 올 상반기에는 운용자산이익률이 0%대에서 형성됐다.
높은 위험자산 비중으로 수익성뿐만 아니라 건전성도 저하된 상태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 부문에서 건전성이 떨어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손해보험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은 상반기 기준 3.0%까지 상승했다. 대체투자 자산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6.2%로 높은 편인데 국내가 2.6%, 해외가 8.8%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롯데손해보험의 자산 포트폴리오 위험에 대한 신용등급을 ‘BBB’ 등급으로 책정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보험금지급능력(IFSR) 신용등급은 ‘A’ 등급이다. 나머지 사업과 재무 관련 각종 항목도 ‘AAA’에서 ‘AA’, ‘A’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가 그만큼 열위하다는 의미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롯데손해보험은 높은 FVPL 자산 비중으로 투자손익 변동성에 크게 노출됐다”라면서 “투자손익 증감에 따른 높은 이익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체투자 자산의 경우 과반이 중·후순위 투자로 구성돼 수익률 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라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고위험 자산에 대한 건전성 저하 우려가 확대되는 등 자산 운용 측면에서의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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