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담화 중 사과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임기 절반을 돈 윤석열 대통령이 '레임덕'(권력누수)을 맞았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10%대로 수렴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찍고 있는데요. 임기 반환점을 맞는 시점에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극히 이례적입니다. 연이은 지지율 하락으로 사실상 '통치 불능' 상태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취임 후 3달 만에 '30%선' 붕괴
8일 본지가 윤 대통령 취임 후 2년 6개월간 각종 여론조사의 지지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 윤 대통령은 취임 초기만 해도 50%대의 견고한 지지율 흐름을 보였습니다. 취임 이후 3~4주가 지나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한국갤럽 결과 6월2주차(6월2일 조사)와 6월3주차(6월7~9일 조사) 때 각각 53%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취임 이후 현재까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는데요. 6월3주차 조사 결과,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에서 60%대 지지율을,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TK)에서 66%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이 안정적인 상황이었습니다.
리얼미터 결과에선 5월4주차(23~27일 조사) 때 54.1%로 역대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는데요. 이때도 60대는 60%대, 70세 이상은 70%대 지지율로 높았고,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PK)의 지지율도 60%를 상회할 정도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취임 후 한 달 만인 6월에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졌는데요.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는데도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리얼미터(6월7~10일 조사)에서 48%, 한국갤럽(6월14~16일 조사)에서 49%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50% 선이 무너졌습니다. 당시 김건희 여사가 과거 본인의 회사 직원과 함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 일정에 참석했다가 '비선 논란'이 제기된 시점이었는데요. 여기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급기야 같은 해 7월에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 선마저 무너지면서 30%대로 하락했는데요. 6월 말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스페인 순방에서 김 여사가 이원모 당시 인사비서관의 부인을 민간인 신분임에도 전용기에 태워 함께 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한국갤럽(7월5~7일 조사)에서 지지율은 43%에서 37%로 6%포인트 크게 하락했습니다. 리얼미터(7월4~8일 조사)에서도 44.4%에서 37.0%로, 7.4%포인트 급락했습니다. 한국갤럽 기준으로 70세 이상 지지율이 13%포인트 하락해 55%로 집계됐습니다.
한국갤럽의 경우 7월말(7월26~28일 조사)엔 지지율 30% 선이 붕괴됐습니다. 28%까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려갔는데요. 당시 윤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당원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내부 총질을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게 논란이 됐습니다.
8월1주차 조사 때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에서 모두 윤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 지지율을 기록하게 되는데요. 한국갤럽(8월2~4일 조사)에선 24%, 리얼미터(8월1~5일 조사)에선 29.3%로 집계됐습니다. 이때 리얼미터에선 첫 20%대 지지율이었습니다. 한국갤럽 기준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지율이 7%포인트 빠진면서 28%로 나타났고, 70세 이상 지지율은 9%포인트 줄어 42%로 집계됐습니다. 당시 이준석 대표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내홍이 심화됐고,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건이 논란이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후 9월 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한 번 출렁이는데요. 당시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직후 이른바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논란이 정치권에서 벌어지면서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한국갤럽(9월27~29일 조사) 기준으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직전 조사에 비해 4%포인트 준 24%로, 다시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총선 이후 '20%대' 지지율로 '뚝'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22년 10월부터 2024년 4월 총선 전까지 한국갤럽 기준 20%대에서 30%대, 리얼미터 기준 30%대에서 40%대 지지율 사이를 횡보하는 흐름을 보이는데요.
하지만 2024년 여권의 4·10 총선 패배 이후에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크게 빠지는데요. 한국갤럽과 미디어토마토 기준으로 이때부터 20%대 지지율 박스권에 접어들게 됩니다. 한국갤럽(4월16~18일 조사)의 경우 총선 전에 비해 지지율이 11%포인트 하락하면서 23%로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대구·경북 지지율이 49%에서 35%로 14%포인트 빠졌습니다. 미디어토마토(4월13~14일 조사)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6.3%로, 역시 최저치였습니다.
이후 9월 초 명태균 씨와 관련한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지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이른바 전주 손모씨가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 영향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한 번 크게 흔들리게 되는데요. 특히 9월10일 김 여사가 마포대교 도보 순찰에 나서면서 마치 일선 경찰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한국갤럽(9월 10~12일 조사) 기준으로 이때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 선에 붙었고, 리얼미터(9월23~27일 조사)에선 25.8%까지 하락하면서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9월 초부터 시작된 명 씨 관련 논란은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 정황이 담긴 육성이 공개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는데요. 이후 한국갤럽(10월29~31일 조사) 기준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9%로 집계되면서 20% 선마저 붕괴됐습니다. 이때 대구·경북 지지율은 26%에서 18%로 8%포인트 하락하면서 20% 선이 무너졌습니다.
이어 8일 공개된 한국갤럽(11월5~7일 조사) 결과에서 2%포인트 하락하며 17%까지 지지율이 하락했는데요. 비슷한 시기 리얼미터(10월28~11월1일)에선 22.4%를 기록하며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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