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준석, 포항시장 공천 두고 김건희와 논의
2022년 4월, 아크로비스타 방문해 김건희 만나
"김건희가 밀었던 건 이강덕 아닌 문충운"
컷오프됐던 이강덕, 경선 기회 얻어 현 시장에 당선
2024-11-15 06:00:00 2024-11-15 06:00:00
[뉴스토마토 박현광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직접 찾아갔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재 당시 국민의힘 경상북도당위원장이 김 여사 뜻이라며 현 포항시장인 이강덕 예비후보를 컷오프(공천배제)하려 하자 이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이는 포항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 시도가 있었다는 최근 이 의원 폭로와는 다소 결이 다릅니다. 실제로는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공천개입 시도가 있었고, 이 의원은 김 여사와 관련 논의를 한 겁니다.
 
 
 
이 의원은 지난 10월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뉴스토마토> 기자와 만나 김 여사와의 통화 녹음파일을 들려줬습니다. 
 
김건희 : 네.
이준석 : 네, 이준석입니다.
김건희 : 아유, 우리 대표님.
이준석 : 네.
김건희 : 네네네, 아유.
이준석 : 다름이 아니라 상의드릴 일이 있어 가지고.
김건희 : 네네.
이준석 : 지금 서초동 와 있어 가지고, 뵐 수 있나 해 가지고요.
김건희 : 아, 서초동. 
(점프 재생)
김건희 : 저녁 뭐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까요?
(점프 재생)
김건희 : 아, 여기 오시는데 10분, 15분에 도착하세요?
이준석 : 네네.
김건희 : 아, 그럼 오세요. 그럼요.
이준석 : 알겠습니다.
 
해당 통화는 지방선거 국민의힘 공천이 진행되던 2022년 4월 이뤄졌습니다. 이 의원은 통화 직후 김 여사를 만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게(녹음파일) 저거야, 포항(시장) 공천 때문에 김정재(당시 국민의힘 경상북도당위원장)가 XX해가지고, 김건희한테 가서 '김정재가 당신 팔고 다니는데 어쩔거냐'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지난 10월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와 다시 만나 당시 상황을 보다 상세하게 기술했습니다. 이 의원은 "갑자기 김정재가 난리치면서 현 이강덕 시장을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잘랐다. 그러니까 시·군별 단체장 만족도 조사를 했다. 원래 경북에서 시·군 만족도 조사하면, 구미랑 포항이 제일 안 좋게 나온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근데 그걸 해 가지고 하위로 해서 (이강덕을) 잘라버렸다"며 "이건 말이 안 되는 거라고 해서 저희가 지적하고 했는데, 그래도 김정재가 아니라고 '이건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밀어붙이더라. 보통 이상한 힘이 개입되면, 당대표가 XX해도 안 들으면 그런 게 있다고 봐야 되는 거다. 그때 실제로 포항에 문충운이라는 양반을 김건희가 밀었다라고 저희는 알고 있다. 그런 게 몇 군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김정재 당시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이자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김 여사 의중을 앞세워 현 포항시장인 이강덕 예비후보를 컷오프(공천배제)했다는 겁니다. 이 의원은 김 여사가 선호했던 인물은 이강덕이 아닌 문충운으로 파악했습니다. 때문에 이 의원은 포항시장 후보 공천에 대한 김 여사 의중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결과적으로 2022년 4월22일 경북도당 공관위에 의해 컷오프됐던 이강덕 예비후보는 닷새 만인 4월27일 다시 경선 기회를 얻었고, 5월8일 공천을 받아 당선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 귀국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께서 어느 도당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대통령에게 읍소해서 저에게 특정 시장 공천을 어떻게 해달라고 하신 적도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대통령 당선인은 저한테 그거는 도당위원장 하라는 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상황이었다"며 "대통령 당선인에게 그거는 도당위원장이 오히려 문제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거고 저랑 원내대표의 뜻이 일치한다 그렇게 얘기해서 그 뜻을 돌려세웠다"고 말했습니다.
 
박현광 기자 mu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