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가상자산 과세 시점을 2025년에서 2027년으로 2년 연기하는 방안을 두고 여야간 입장이 갈리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투자 유예를 주장하는 국민 청원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학계나 업계도 과세에 대한 점검을 좀 더 면밀히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0년 12월 도입돼 2021년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 유예된 상태입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2024년 세법개정안에 2년을 추가 유예하는 방안을 제출했습니다. 지난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비롯해 이용자 보호장치 미비를 고려할 때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정부 제안을 받아들이는 입장이나 원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당은 가상자산 매매 수익 공제액을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하는 세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19일 국회 전자 국민 동의 청원 게시판에 '2025년 1월1일 코인 과세 유예 요청에 관한 청원'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20대 청년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현재로서는 당장 2025년 1월 1일에 시행되는 코인 과세가 너무 성급하다"면서 제대로 된 법과 보안도 없이 과세를 하는 것이 바른 정책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글쓴이는 과세 유예를 하고 그 사이에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 과세를 해야한다고 제언했습니다.
'2025년 1월1일 코인 과세 유예 요청에 관한 청원' (사진=국회 전자 국민 동의 청원 게시판 캡처)
해당 청원은 하루 만에 동의 수 3만명을 돌파하더니 게재 3일만인 21일 국회 소관 상임 위원회인 기재위 회부 조건 '30일 내 동의 수 5만명'을 충족했습니다.
가상자산 학계는 조세 대원칙이 작동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과세 원칙이 가상자산 거래 또는 대여 소득에 대한 과세안에 잘 반영돼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과세는 실질적으로 이익을 얻은 만큼이 정확히 반영돼야 합니다. 하지만 결손금 이월공제가 불허돼 손실을 본 부분을 고려하지 않아 이익을 보지 않은 부분까지 전부 과세가 되는 불합리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불어 조세 중립성이 바람직한 조세 정책 원칙이지만 이런 부분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지목합니다. 학계는 1년 전에도 정부와 입법 기관과 업계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는데, 이는 여러 정의에 대한 정확한 답변이 연구되고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정확하게 정리하고 연구할 시간이 필요한 문제이지, 1년, 2년의 유예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정정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은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중간에 많이 생략이 돼버렸다"며 "세금을 내는 것 자체에 모든 사회적 다수 합의를 얻었는지, 그 다음 과세 표준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등 체계적인 논의가 필요한데 지금 상황은 단계를 생략하고 유예 여부, 공제액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도 비슷한 입장입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자산 과세가 된다면 어느 정도 투심에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 유예를 바라는 것도 있다"면서도 "근본적으로는 과세 시스템이 잘 구비가 돼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인거래소.(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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