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영풍·MBK 파트너스(MBK)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임시 주주총회 표 대결이 다음달 벌어집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도 이 결과에 따라 막을 내릴 전망입니다.
고려아연은 3일 이사회를 열고 영풍·MBK 연합이 청구했던 임시주총을 개최를 내달 23일 오전 9시에 열겠다고 공시했습니다. 임시주총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 주주를 확정 짓는 주주명부 폐쇄일은 오는 20일입니다. 양측이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도 20일까지라 장내 지분 매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풀이됩니다.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에서 임시주총 소집 건 이외 '임시주총 권리행사 주주확정 기준일 설정의 건'의 안건을 논의했습니다. 고려아연은 임시주총 개최와 관련해 영풍·MBK 연합이 추천한 이사진에 대해 검토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다 겸직 문제를 가진 일부 인사들에 대해 보완 자료를 요청하는 등 임시주총 개최를 위한 내부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뉴시스)
내달 임시주총에서 진행될 이사진 선임 안건을 둔 양 측의 표 대결 결과가 영풍·MBK 연합과 최 회장 측 경영권 분쟁의 승자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앞서 영풍·MBK 연합은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면서 고려아연 신규 이사 14명 추가 선임 안건을 제시했습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의사회 의장 측 인사가 12명, 영풍·MBK 연합 측인 장형진 고문 1명인 총 13명으로 구성됐습니다. 때문에 영풍·MBK 연합은 제시한 신규 이사진 중 12명 이상의 선임이 가결되면, 장 고문과 함께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습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량에선 영풍·MBK 연합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 우호 세력 지분을 더한 최 회장 측 지분은 약 34%로 추산됩니다.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후 장내 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1.36%를 추가로 취득했습니다. 이에 최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는 5%포인트(p) 넘게 벌린 겁니다.
다만, 양측이 지분량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국민연금와 같은 연기금과 해외 기관 등의 제3 주주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영풍·MBK 연합 지분보다 지분량이 적은 최 회장 측은 제3 주주들에게 국가핵심기술인 전구체 제조 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의 역할과 가치를 강하게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려아연은 "미래성장전략 등을 주주들에게 소상히 알릴 것"이라며 "주주와 경영진, 임직원이 고려아연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