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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금강철강(053260)이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안정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자사주 소각 등 보다 적극적인 주가 부양 조치가 이뤄져야 자사주 매입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강철강은 지난 2020년 이래로 주가 안정화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지만, 소각은 실시하지 않고 있다. 동종 철강업계가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해 주가 부양에 성공한 사례가 있는 만큼 금강철강도 소각이 이뤄지면 주가 안정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밸류업 관련 전문가들도 자사주 매입 후 소각까지 이어져야 기업 가치가 제고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금강철강)
연이은 자사주 매입…매입 목적 달성 못해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강철강은 지난 11월15일부터 1년간 주식 가격을 안정시키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계약 금액 20억원)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회사는 꾸준히 자사주 매입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해 왔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3월 10억원 규모의 신탁 계약이 체결된 후 2023년 3월 종료됐고, 그 외에 9일 현재 진행중인 신탁계약(11월 체결건 포함)은 5건에 달한다. 현재 진행 중인 5건의 신탁 계약 규모는 총 70억원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자사주 매입 신탁 계약은 계약 체결 일자가 얼마 되지 않은 11월 계약을 제외하고 대부분 85% 이상의 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이행률은 계약금 대비 자사주 매입에 실제 집행된 금액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이행률이 높을수록 자사주를 활발히 매입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금강철강이 활발히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는 주식 가격의 안정화를 통한 투자자 보호다.
다만,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주식 가격의 안정화라는 목표는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금강철강의 주당 순자산(BPS)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주당 8012원으로 평가된다. 주당 순자산은 회사의 순자산(자본총계)를 총 유통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회사의 주식 1주가 보유한 회사의 자산 가치를 반영한다.
BPS 8012원은 현재 금강철강의 주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기준 금강철강의 종가는 1주당 3780원으로 2022년3월 자사주 매입이 있었던 달의 종가(7680원)에서 50.8%나 하락했다. 이에 자사주 매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실제 가치보다 훨씬 저평가된 상태가 전혀 해소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통상 회사는 자사주를 시장에서 사들이기 때문에 사려는 주문이 많아지며 가격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금강철강은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동종업계 자사주 매입 후 소각으로 밸류업 성공
금강철강이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을 겪으면서 보다 적극적인 주가 안정화 정책이 요구된다. 금강철강 투자자들도 자사주 매입의 효과에 의문을 품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보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 보다 적극적인 주가 안정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철강업계에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거나 안정화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철근 제조사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KISCO홀딩스(001940)는 지난 2022년 3월 전체 발행 주식 수(1847만6380주)의 12.4%에 달하는 자사주 230만 주를 소각한 바 있다.
자사주 소각 직후 한차례 주가가 하락한 바 있지만 2022년 10월 1만2900원이었던 KISCO홀딩스의 주가는 이번 달 9일 기준 2만700원으로 소각 이후 60.5% 상승했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되는 주식 수를 감소시켜 주식의 희소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투자자의 가치 제고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지난 11월15일 말 기준 금강철강의 자사주는 291만7806주로 총 발행 주식 수(1872만주)의 15.6%에 달한다. 금강철강이 이를 소각할 경우 이론상 소각되는 자사주 비율이 KISCO홀딩스보다 더 높기 때문에 자사주 소각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강철강이 자사주 소각을 실시할지는 미지수다. 회사는 과거 2002년 자사주 100만 주를 소각한 이후 현재까지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있다.
11월15일 기준 자사주를 모두 소각해도 미치는 회사의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회계원칙상 자사주 매입 금액만큼 자본총계가 차감된다. 올해 3분기 기준 금강철강의 자본총계는 1274억원이다. 이는 지난 3분기까지 자사주 매입에 따른 자본총계 감소가 반영된 수치다.
아울러 지난 3분기 말부터 11월까지 추가로 기존 자사주 매입 계약을 통해 4~5억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이 추가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지만, 자본총계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자사주 매입액을 반영하면 회사의 자본총계 감소율은 0.4%에 불과하다. 또한 지난 11월 신규 체결한 자사주 신탁 계약이 향후 이행률을 모두 채울 경우 자본 총계가 20억원이 줄어든다. 이 경우 자본총계는 1.6%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자사주 매입이 완료될 경우 회사의 자본총계는 1250억원으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자본총계 감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부채 총계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275억원에 불과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도 부채비율은 24%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주가 안정화나 투자자 보호 목적은 효과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최근 삼성전자의 10조원 자사주 매입 의결에 대해 매입 자사주 전량 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포럼은 인용을 통해 국내의 경우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자사주를 주당 지표 등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IB토마토>는 금강철강 측에 향후 자사주 매입 후 처분 계획 등을 질의하고자 했으나 담당자 부재를 이유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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