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위닉스(044340)가 12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면서 파라타항공(옛 플라이강원)에 본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하고 있습니다. 본업인 생활가전 사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위닉스가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항공업을 선택했단 분석입니다.
816억 부동산 매각, 420억 공장 매각으로 실탄 마련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위닉스는 지난달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시화공장을 42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전날 미국법인이 보유했던 캘리포니아주 소재 부동산을 816억원에 처분하면서 총 124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회사는 이 자금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항공업 투자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위닉스는 지난해 6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파라타항공(옛 플라이강원) 유상증자에 200억원을 수혈했는데요. 같은해 8월 150억원, 10월 100억원 등 250억원을 파라타항공에 대출했습니다. 이로써 파라타항공은 위닉스로부터 총 450억원의 자금을 공급받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위닉스가 파라타항공 인수대금 외에도 운항증명(AOC) 재발급, 경영정상화 등을 위해 최대 5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여기에 운영자금까지 포함하면 약 1000억원 안팎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투입돼야 합니다.
특히 시화공장 매각은 파라타항공의 비행기 확보를 위한 취지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번 미국 부동산 매각 또한 파라타항공의 추가 재무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위닉스 측은 추가 재무지원은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연간 5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위닉스는 코로나 사태 이후 수출 감소와 제품 수요 둔화로 작년 영업이익이 65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주력 제품인 제습기와 공기청정기가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부진을 겪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항공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제주항공 사고로 인해 파라타항공을 포함한 다른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점유율을 높이는 데 유리한 환경이 됐다. 양양국제공항에서 플라이강원 항공기 모습.(사진=뉴시스)
파라타항공, 여름 첫 운항 예정…"수도권 노선 확보해야"
파라타항공은 올해 여름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양양~제주 노선 운항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후 김포와 인천공항으로 거점을 확대하며 국내선과 국제선을 아우르는 노선망 구축에 나설 계획입니다.
파라타항공은 지난해 10월 계약한 'A330-200' 항공기를 올해 2분기에 도입해 운항증명(AOC)을 재발급받은 뒤, 3분기 초 첫 취항을 목표로 준비 중입니다. 또한 추가 항공기 도입을 위해 다수의 임대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는 여행 및 항공업계에 충격을 줬는데요.
제주항공(089590)은 운항 편수 감축이 불가피해 매출 감소가 예상되고, 경쟁 구도에서도 불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파라타항공을 포함한 다른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점유율을 높이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됐습니다. 물론 수요가 대형 항공사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는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를 막론하고 전체 수요 감소를 초래하고 LCC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부 수요가 대형 항공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제주항공의 점유율 일부가 경쟁사들로 분산될 수 있고, 올해 전체 항공 수요는 5%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가전사업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위닉스는 파라타항공을 통해 LCC 시장 틈새를 노리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파라타항공은 기존 플라이강원의 관광융합항공사(TCC) 전략을 검토하며, 국제선 운항과 함께 중국 여객 수요를 겨냥한 강원도 관광객 유입 계획도 마련 중입니다.
다만 항공업의 초기 투자 비용과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단기간 내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코로나19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플라이강원의 후속 사업이라는 점에서 불안정성도 존재합니다.
이 교수는 "중국인의 양양공항 이용 가능성은 작다"며 "국내 출국 수요를 기반으로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거나 수도권에서 출발하는 주요 노선을 확보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닉스의 항공업 도전이 성공적인 사례가 될지, 아니면 과도한 리스크를 안고 출발한 사례로 남을지는 향후 파라타항공의 실행 전략과 시장 반응이 결정지을 전망입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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