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젠슨 황, K-반도체 여전한 신뢰…"삼성, HBM 납품 성공 확신"
글로벌 기자간담회…"최태원 SK회장 만남 기대"
전날엔 삼성·SK 언급 없어…"GPU엔 마이크론 칩"
2025-01-08 11:58:25 2025-01-08 11:58:25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젠슨황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여전한 신뢰를 보였습니다. 삼성전자가 결국엔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성공을 해낼 것이란 기대감을 표한 것입니다.
 
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내 미셀로브 울트라 아레나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 CEO는 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호텔에서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삼성전자의 HBM을 현재 테스트 중"이라며 "(납품에)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원래 엔비디아가 사용한 첫 HBM은 삼성이 만든 것이었다"며 "그들은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HBM은 여러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반도체입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으로 엔비디아에 납품을 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테스트 진행 중입니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 배경으로 꼽히는 반도체 부진도 엔비디아향 HBM3E 공급 지연에서 기인합니다.
 
앞서 지난해 3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황 CEO는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24년 하반기 중에 HBM을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날 발언으로 볼 때 테스트는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발열과 전력소비 등에서 엔비디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 납품이 늦어지는 이유로 꼽힙니다.
 
'테스트에 왜 그렇게 시간이 오래걸리느냐'는 질문에 황 CEO는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은 서둘러서(impatient) 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하고, 할 수 있다"며 "그들은 매우 빠르게 일하고 있고 매우 헌신적"이라고 여지를 뒀습니다.
 
이날 황 CEO는 최태원 SK 회장과의 만남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그는 "최 회장과 내일(8일) 만날 것 같다"며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지난해 4월 실리콘밸리의 엔비디아 본사에서 최 회장과 조우한 이후 약 9개월 만에 회동을 갖는 겁니다.
 
황 CEO가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긍정적 시그널을 보낸 것은 전날 기조연설에서 삼성과 SK를 언급하지 않은 것과 대조를 이룹니다. 그는 8년 만에 나선 기조연설에서 GPU 신제품 지포스 RTX50 시리즈를 소개하면서 "마이크론의 GDDR7을 탑재한다"고 밝혔는데요.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이은 GDDR 시장 점유율 3위 업체입니다.
 
이와 관련해 간담회에서 '마이크론만 언급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래픽 메모리를 만들지 않는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취재진이 "(한국기업도) 만든다"고 하자 그는 "실수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알다시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우리에게 가장 큰 공급업체"라고 무마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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