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철강업황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국내 철강사들의 철강재 감산 행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내 건설 경기 회복이 늦어진다면, 향후에도 추가 감산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철강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사진=연합뉴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날부터 27일까지 인천 2철근 공장 가동을 멈추고 생산을 전면 중단할 계획입니다. 현대제철의 경북 포항 철근공장도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조업을 중단할 예정입니다. 국내 건설경기 불황으로 철근 수요가 줄자 생산을 줄인 것입니다.
지난 9일부터 철강 생산라인을 멈춘 현대제철 인천 소형공장은 오는 27일까지 문을 닫습니다. 31일만 휴업하면 사실상 설 연휴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이기 때문에 내달 3일에야 조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국제강도 올해 철근 생산량을 더욱 축소할 방침입니다. 동국제강은 작년 7월부터 철근 공장을 야간에만 운영하며 가동률을 평년의 65%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올해부터는 가동률을 약 50%까지 낮춘 상태입니다.
지난해부터 철강재에서도 감산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현상으로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저렴한 철강재 물량이 다량 수입돼 가격 경쟁력이 밀린 탓입니다.
현대제철은 작년 11월 제강과 압연 시설이 있는 포항 2공장의 폐쇄를 추진하다, 노동조합의 반대로 협의가 되지 않자 생산 중단을 철회했습니다. 이후 포항 2공장을 2조 2교대 방식으로 축소 운영하기로 노사가 합의하면서 감산에 들어갔습니다. 이 공장은 기존에 4조 2교대 체제로 공장을 가동해 왔습니다. 작년 7월 포항 1제강공장을 '셧다운'한 포스코도 지난달 포항 1선재공장의 문을 닫았습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근 및 철강 시황이 좋지 않아 판매가 저조한 상황으로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며 "비가동 기간에는 공장보수도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건설 경기 회복이 늦어져 향후에도 추가 감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공장 가동, 판매 중단 등 특단의 조치에도 수요가 개선되지 않고 한계원가 이하의 시장 가격이 유지되고 있어 정상화를 위해 감산과 같이 스스로 몸집을 줄이는뼈를 깎는 노력을 취하고 있다"며 "주 수요처인 건설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도 철근 제조사들의 추가적인 감산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에도 큰 변화 없이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끊임없는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철강업계가 감산이라는 수세적 대응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제철은 작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AD)' 조사를, 같은해 12월 중국과 일본산 열연강판을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를 요구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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