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HD현대미포 하청업체 소속 20대 노동자 김모씨가 지난달 선박 수중 검사 도중 숨진 가운데, 사망 당시 원청인 HD현대미포 소속 안전 관리자는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족 측은 작업 현장에 원청의 안전관리자가 부재한 것은 명백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울산 동구 HD현대미포 조선소 1안벽에서 잠수 작업을 하던 하청노동자 김모씨(22)가 사고로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의 모습구조현장 모습. (사진=울산소방본부).
13일 <뉴스토마토>의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0시14분 울산 동구 소재 현대미포 조선소 1안벽에서 동료와 함께 1차로 잠수해 선박에 붙은 따개비 등 불순물을 제거한 뒤, 11시20분 육상으로 복귀, 이후 작업 내용을 영상으로 촬영하기 위해 11시30분께 다시 홀로 입수했는데 이때 원청의 안전관리자가 현장을 떠났습니다. 결국 안전관리자도 없이 홀로 작업하다 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HD현대미포의 모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미포 안전 관리자는 사고 전인 1차 입수 때 2인1조 작업과 협력업체 안전 감시자 배치를 확인하고 상주했다"며 "(HD현대미포 안전 관리자는) 협력업체의 안전 감시자으로부터 작업 종료를 통보받은 후 다른 현장점검을 위해 이동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후 1시24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울산소방본부와 울산해경은 오후 3시33분에 수중카메라로 김씨를 확인해 오후 4시3분에 구조했습니다. 2차 작업을 위해 입수한 지 4시간30분 가까이 돼서야 물밖으로 나온 김씨는 곧바로 외부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 규칙에 따르면 회사는 잠수사 2명을 한 조로 작업하게 해야 하고, 원청도 이를 감독해야 합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규칙 상 감시인은 협력업체인 대한마린산업 소속 근로자가 담당한다"며 "HD현대미포 안전요원은 안전 규정 준수 여부를 대한마린산업 담당자와 중첩해 확인할 의무가 있으나 현장에 상주할 의무는 없다"고 했습니다.
유족 대리인인 김의택 변호사(으뜸 법률사무소)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HD현대미포는 안전 관리 작업을 하지 않았다"며 "사망자의 동료 노동자들에 따르면 당시 협력사 감시자는 잠수작업에 대해 아는 게 없는 사람이고, 주변 해당 선박에 시동이 걸려있는 지 주변에 크레인이 작동이 되는 지 확인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HD현대미포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잠수 작업이 이뤄진 지 제대로 확인을 안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중대재해와 관련해 HD현대미포는 "유가족께 진심으로 깊은 위로를 전하며, 관계기간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사내 전 공정에 걸쳐 안전 관리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정립해 사고 예방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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