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출마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치권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오 시장은 여권이 유력 대권주자로 꼽힙니다. 내란수괴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씨는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을 받고 있습니다. 헌재에서 윤씨 파면이 결정된다면 60일 내에 대선을 치러야 합니다. 이르면 3월 중 윤씨 파면이 결정될 경우 5~6월엔 대선이 치러질 전망입니다.
오 시장은 22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5년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윤씨 탄핵소추에 이어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고, 조기 대선이 치러질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면서 "대선 출마에 대해 오늘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건 큰 틀에서의 원칙에(서)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4선 서울시장으로서 꾸준히 여러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해 경험을 쌓아온 건 저 개인의 역량이 아닌 일종의 공공재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공공재는 여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라고 했습니다. 조기 대선이 결정되지 않아 신중한 입장이지만,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로 분석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 시장의 지지율 정체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묵묵히 일하다 보면 언젠가는 평가를 받는 날이 온다"고 했습니다. 또 "2021년 보궐선거를 통해서 서울시에 돌아올 때 초기 지지율은 3~4등이었다"며 "여러 가지 진도가 나가고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생각도 들어보고 그 사람이 해왔던 일로 다시 한번 조명을 받기도 하고 이렇게 되면서 지지율은 늘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 17일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1월14~16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1%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7% △홍준표 대구시장·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각각 6% △오세훈 서울시장 4%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2%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김동연 경기지사 1% 순이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 시장은 아울러 대선 후보자 자격 기준에 대해선 "이 격랑의 정치 현장을 지켜보면서 많은 분들이 충분한 시행착오를 거쳐서 만들어진 국정 운영의 노하우, 지식과 정보 앞에서 한없이 겸손할 수 있는 마음가짐. 아마 이런 자질을 갖춘 지도자를 원치 않을까"라고 말했습니다.
간담회에서는 개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오 시장은 "내각은 의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리를, 의회는 내각 불신임권을 갖고 이렇게 내각과 의회가 상호 견제할 수 있는 권한들이 헌법상에 있었다면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한 야당의 과도한 의회 폭거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그에 대응하기 위해서 발상했었던 이 계엄이라는 무리스러운 조치도 아마 자제될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관점에서 권력 구조 개편을 중심으로 한 개헌 논의도 올해는 큰 화두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방 분권을 강화하는 획기적인 그런 내용을 헌법 안에 담는 개헌 논의도 올해 상반기 중에 계획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 시장은 야당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습니다. 오 시장은 "한덕수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까지 탄핵소추를 통해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장면을 보면서 많은 국민이 '민주당은 민생과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집권을 먼저 생각하는구나'(라며) 등을 돌린 걸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회복한 것이 잘못된 국정 운영이었고 탄핵 사유까지 된다라고 명시한 부분을 보면서 많은 국민이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또 '명태균 게이트'에 대해서는 "한 달포 전쯤에 황금폰이라는 게 검찰에 제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참 기뻤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속한 수사가 가능해졌다. 공개적으로 검찰에 촉구하겠다. 신속한 수사, 빠른 시일 내에 수사 결과를 발표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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