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에서 자동차 분야가 애초 원안보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업계는 이후 시장 변화와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하는 모양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외교부에서 한미 FTA 재협상 타결과 관련 브리핑을 갖고 FTA 결과를 설명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주요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 기간동안 중점적으로 논의됐던 자동차 분야 내용은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수입 확대 방안이었지만 이번 추가협상에선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 확대 규제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G20 기간에 한국에서 가진 협상에서는 미국산 자동차의 원활한 수입을 위한 국내 환경기준 완화 등이 주요한 내용이었지만 이번 미국에서 가진 협의 내용은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철폐 시한 연장, 긴급 수입제한 조치 규정 삽입 등 한국산 자동차의 수출에 불리한 내용으로 타결됐다.
지난 2007년에 합의된 한미FTA 원안에 따르면 3000cc 이하급 국내 업체들의 주력 수출 차종은 FTA 발효즉시 관세가 철폐되도록 했으며 미국산 수입차의 환경기준도 국내 기준에 맞추도록 돼 있었다.
이번 합의로 한국산 승용차 관세(2.5%) 철폐시한이 당초 즉시 철폐에서 5년 안팎으로 연기됨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인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으며, 업체들의 대미 수출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FTA 발효가 사실 난관에 봉착해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장 내년 사업계획에 관세 철폐 등의 내용을 반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당장의 목표 수정 등 혼란의 여지는 없지만 시한이 늦춰진 만큼 큰 틀의 전략수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현대차(005380)의 경우 중형차 쏘나타를 현지 생산하고 있고 아반떼 등 준중형차도 현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크게 부담은 없다. 완성차 관세 철폐 시한은 연장됐지만 부품관세 철폐로 현지 공장의 수익성과 경쟁력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관세 철폐 시한이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미국 정부의 판단에 따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도입할 수 있는 규정이 신설된 것도 심각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미 수출이 계속 늘고 있고 현지 시장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 정부가 자체 판단으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수출이나 현지판매에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게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는 부품 관세 즉시철폐 등을 크게 반기고 있다. 또 세이프가드는 완성차에 국한되고 한국산 자동차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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