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기각설에도…민심은 '윤석열 파면'
박근혜 탄핵 당시 '지라시' 되풀이…'탄핵 찬성', 계엄 이후 꾸준히 55%↑
2025-03-28 16:42:28 2025-03-28 18:56:52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윤석열씨에 대한 헌법재판소(헌재)의 탄핵심판이 '역대 최장 심리'를 기록하면서 정치권에 이른바 '탄핵 기각설'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5대 3' 혹은 '4대 4'라는 기각설과 '8대 0' 인용설이라는 근거 없는 '받은 글' 형식의 '지라시'(정보지)가 대표적입니다. 모두 가짜뉴스로 판명난 '선고일 지정' 지라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탄핵 정국에서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의 추이는 여전히 '윤석열 파면'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특히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중도층의 약 70%가 파면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고 있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안태준(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 파면을, 하종대 국민의힘 부천시병 당협위원장이 탄핵 각하를 각각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측성 지라시로 '여론전'…"소설 수준"
 
2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헌재의 침묵이 길어지는 사이, 탄핵 선고일은 물론 선고 결과와 관련한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지라시는 각 재판관의 정치 성향을 분석하고 평의·내용 결과를 추측하고 있는데요.
 
박근혜씨 탄핵 심판 선고를 앞뒀던 지난 2017년 3월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에도 '두 명의 재판관이 탄핵 기각 쪽으로 의견을 돌렸다'라는 지라시가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다른 지라시들도 재판관들의 과거 사건 판단을 근거로 기각에 무게를 뒀습니다. 실제 결과는 8대0 인용이었고, 해당 지라시들은 모두 가짜뉴스로 전락했습니다. 
 
윤씨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정치권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헌재의 최종변론이 종료된 직후부터 정치권에는 선고일 지정 관련 지라시가 돌았습니다. 3월 초에는 '탄핵 심판이 11일이라는 정보보고가 복수의 기관으로부터 들어왔다'라는 내용이 퍼졌고, 14·17·18·20·21일 등 시시각각 선고일 예상이 변했습니다. 
 
헌재가 아직까지 선고일 지정을 하지 않은 만큼 모두 추측에 기반한 지라시로 판명 났습니다. 윤씨에 대한 석방과 선고일 지정 지연 이후 반복되고 있는 기각설도 비슷한 양상입니다.
 
최근 돌고 있는 기각설 관련 지라시는 '인용 5대 기각 3', '인용 4대 기각 4'라는 내용입니다. 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결과를 보고 '사법부의 오명'이라고 판단해 윤씨에 대한 기각 결정을 굳혔다는 겁니다.
 
여기에 헌재 내부 관계자가 밝힌 내용이라며 "내란죄에 해당 없음"이라는 지라시도 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헌재 내부가 '합의 불가'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내용도 함께 전해집니다.
 
하지만 근거는 없습니다. 헌재 내부 분위기가 취재됐다고 주장하지만, 헌재 내부에서는 선고 기일에 대한 정보조차 흘러나오지 않을 정도로 보안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윤씨에 대한 탄핵 심판 인용을 위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위한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는 지라시도 돌았는데요. 윤씨 측 법률대리인단은 같은 날 "거대 야당이 마 후보자의 조속한 임명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것은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자신들의 뜻에 따를 헌법재판관을 기어코 넣겠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범람에 가까운 헌재 관련 지라시들은 사실상 '여론전'을 통해 헌재를 흔들려는 시도로 풀이됩니다. 박근혜 탄핵 당시에도 헌재 관계자는 이 같은 지라시들에 대해 "현재 돌아다니는 지라시는 모두 소설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심 향배 '중도층'…탄핵 찬성 '70%'
 
모든 것이 불투명한 탄핵 정국에서 현재의 민심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은 여론조사입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각 조사기관의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민심은 일정하다는 게 확인됩니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보면 윤씨에 대한 '탄핵 찬반' 조사에서 탄핵 찬성이 55%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윤씨의 석방과 탄핵 선고 지연이 겹친 3월 조사결과를 봐도 추세는 같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28일 공표, 오차범위 ±3.1%포인트에 95% 신뢰수준) 결과에 따르면 탄핵 찬성 응답은 60%, 탄핵 반대 응답은 34%로 나타납니다. 같은 조사기관의 3월 첫째 주 조사에서도 탄핵 찬성은 58%, 탄핵 반대는 37%로 비슷합니다. 
 
특히 민심의 향배를 결정하는 중도층의 민심이 주목됩니다. 한국갤럽 조사(28일 공표 조사)에서 중도층의 70%가 탄핵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는 22%였습니다. 정치 성향이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 중 30%도 탄핵에 찬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다른 조사기관의 결과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4~26일 조사(27일 공표, 오차범위 ±3.1%포인트에 95% 신뢰수준)해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탄핵 찬성은 58%, 탄핵 반대는 37%였습니다. 또 중도층의 70%가 탄핵을 찬성했습니다. 
 
해당 조사기관의 최근 2개월 조사를 봐도 탄핵 찬성은 54~60% 사이였고, 탄핵 반대는 35~40% 사이였습니다. (이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적으로 윤씨의 12·3 비상계엄부터 탄핵 선고를 앞둔 현시점까지 민심은 일관되게 탄핵 찬성을 요구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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