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구글 제미나이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오픈AI가 챗GPT 신규 모델을 공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또다시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새로운 모델이 1개월 간격으로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산업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조금만 좁혀져도 이용자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조치로 풀이됩니다.
오픈AI는 11일(현지시간) 전문 지식 기반 업무 수행 능력을 강화한 'GPT-5.2'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새 버전은 기존 즉답·사고 모드에 더해 프로 모드를 추가한 것이 특징입니다.
즉답 모드는 일상적 질문에 대해 빠른 반응을 제공합니다. 사고 모드는 코딩·수학 문제·장문 요약 등 복잡한 추론 작업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이번 추가된 프로 모드는 긴 작업 시간과 고난도 문제 해결이 필요한 전문 작업을 지원합니다.
업계는 오픈AI가 빠르게 교체 시기를 가져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GPT-5.1은 출시된 지 30일 남짓밖에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 달 간격으로 신모델을 출시한 건 지난 2022년 챗GPT 서비스 시작 이후 처음입니다.
앞서 구글은 제미나이의 새 버전을 공개하며 경쟁력을 과시했습니다. 일부 지표에서도 오픈AI 모델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제미나이 발표 직후 사내 코드 레드를 발령해 개선 작업을 최우선 과제로 지시하기도 했는데요.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이 같은 경쟁 구도에 대해 "오픈AI가 시장을 선점했으나 AI 시장은 고정비보다 가변비가 크게 드는 기술적 특성 때문에 선점 효과가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며 "가격 장벽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이용자 경험, 가격에 따라 더 좋은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 교수는 "구글은 이미 드라이브·독스·지메일 등 방대한 데이터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AI 기능 통합 속도가 빠르다"며 "무료 또는 저가의 프로 버전을 적극적으로 제공해 사용자 전환(스위칭)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오픈AI가 위기 의식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업계는 오픈AI의 이번 조치가 양사 간 기술 경쟁이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글이 데이터·서비스·플랫폼을 아우르는 종합 전략으로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오픈AI는 신모델 출시를 통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성능뿐 아니라 생태계 구축, 수익 모델 확보, 서비스 확장 속도까지 총체적인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이번 GPT-5.2가 기술 경쟁력 회복을 위한 실질적 반격 카드일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픈AI는 11일(현지시간) 전문 지식 기반 업무 수행 능력을 강화한 'GPT-5.2' 시리즈를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