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기호 선임기자] ‘유라시아전문가’ 이대식 유라시아21 회장이 18일 뉴스토마토 <이광재의 끝내주는 경제>에서 러시아 북극 개발과 관련해 “북극에 연결된 얼어붙은 강에 항구를 만드는 대신 PPF(prompt port facilities, 즉시부두시설)를 제공할 수 있는 한국에 기회가 많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회장은 “러시아는 LNG(액화천연가스)를 주고 선박을 받고 싶어한다”며 “북극 개발에 무인선박, 쇄빙선 등 한국의 4차산업 기술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시베리아의 강을 통해 물자들이 북극으로 가지 않으면 북극항로 자체가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극 관심에 대해 “미국은 유럽이 아닌 아시아를 중시하고 북극을 중요 통로로 보고 있다”고 분석하고, “미국 국가안보전략(NSS) 초안에 담긴 ‘C5’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 5개국”이라며 “대서양(유럽)이 잊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우크라이나 재건 < 러시아 북극개발
이 회장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서방과 멀어진 러시아가 북극 개발자금을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남북전쟁 이후 영국이 캐나다를 통해 미국을 압박할 때 러시아는 알래스카를 미국에 넘기면서 영국을 견제했다”고 말하고, “지금은 북극 개발을 계기로 러시아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큰 그림이 나온다”고 해석했습니다.
이승원 평론가는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백악관에 불러 ‘당신은 카드가 없다’며 엄청난 모욕을 줬던 트럼프가 8월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줬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빨리 끝나야 러시아와 관계정상화가 되고 러시아 북극지역의 광물자원을 통해 경제가 순환된다는 논리로 연결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광물협정 당시 젤렌스키가 ‘땡큐’라고 했다”며 “러시아 점령지역에 광물이 집중돼있기 때문에 미국이 빼앗아 쓰든지 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하고, “재건사업에서도 미국이 돈을 쓰지 않고 유럽 자금으로 할 경우 EU(유럽연합)가 창구를 단일화하고 기업 진출을 결정할 것”이라며 “유럽이 한국기업에 토건사업을 맡기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와 러시아 간 협력정책백서를 제작 중인 이 회장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과는 반대로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관심이 많은 러시아에 기회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대식 유라시아21 회장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 (사진 = 뉴스토마토)
미국-아시아 연결에 소외된 유럽
이 회장은 △뉴욕-파나마운하-부산(1만7794km) △뉴욕-북극해(베링해협)-부산(1만1376km)을 소개하며 “북극 경유가 6400km(약 3500해리) 35~35%를 단축한다”고 강조하고, 이어 △마이애미-파나마운하-부산(1만5300~1만5600km) △마이애미-북대서양-북극해-부산(1만7500~1만8000km)을 설명하며 “파나마운하 경유가 2000~2500km를 단축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 동북부에서 아시아로 가려면 북극이 낫고 플로리다 쪽에서 가면 파나마운하를 거치는 게 낫다”고 말하고 “파나마운하의 문제는 갈수기 때 대형선박이 지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미국과 아시아를 연결할 때 대서양을 잊는다는 큰 그림이 나온다”고 해석했습니다.
희토류 문제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희토류 생산국 중국과 사이가 틀어졌을 때를 대비해 미국이 러시아 북극권과 임시변통이 가능한 그린란드를 대체재로 준비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사일 사거리와 관련해서도 △모스크바-북극권-캐나다(북부)-워싱턴(7800~8200km) △모스크바-시베리아-태평양-미국(서부)-미대륙(횡단)-워싱턴(1만1000~1만2000km)을 비교하고, “북극이 훨씬 가깝다”며 “앞마당에 개천 하나를 두고 서로 바라보고 있다”고 비유했습니다. 북극을 관리하기 위해 군사적 자산을 북극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현실을 설명한 것입니다.
이기호 선임기자 actsk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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