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AX 혁신’ 강조…미래 고객가치 공략 가속

LG, AI 전면에…계열사 체질 개선 시작AX 중심 경영 재편…ABC 사업에 반영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LG가 글로벌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기존의 성공 방식을 넘어선 혁신이 필요하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행보로 풀이됩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구 회장은 최근 LG 구성원들에게 전면적인 혁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2일 구 회장은 신년사를 담은 영상에서 “기술의 패러다임과 경쟁의 룰은 바뀌고 고객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혁신과 변화를 위한 태도의 전환도 주문했습니다. 구 회장은 “혁신은 오늘의 고객 삶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미래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도 변해야 하며 ‘선택과 집중’이 그 시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나아가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는 ‘핵심 가치’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 회장은 “선택한 그곳에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수준까지 파고들어야 한다”며 “그 치열한 집중이 고객이 ‘정말 다르다’고 느끼는 경험을 만들고 세상의 눈높이를 바꾸는 탁월한 가치를 완성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구 회장의 인식은 LG의 경영 전략 전반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구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도 계열사 경영진에게 AX 전략 실행안 고도화와 사업별 구조적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며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에 각 계열사 역시 AX를 중심으로 새해를 준비하는 추세입니다. LG전자의 경우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이후 첫 확대경영회의에서 AX 가속화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LG전자는 향후 AX를 바탕으로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리며 B2B(기업간거래)·소프트웨어·구독·전장 등 수익성 높은 신성장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가전 사업의 경쟁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위기를 돌파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최근 조직의 DX센터와 업무혁신담당을 통합, AX센터로 격상하는 등 AX 중심의 역량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다른 계열사들도 AX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인공지능 전환 회의체’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AX를 통해 차세대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업 전략을 빠르게 실행하기 위한 것이며,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생산 공정과 품질 개선 등 실무 전반에 AI를 접목할 계획입니다.

 

LG전자. (사진=뉴시스)

 

LG디스플레이 역시 최근 디지털전환(DX) 그룹을 AX그룹으로 전환하고 CEO 직속 조직으로 격상했습니다. 데이터, 공급망 관리, 개발·제조 기능을 아우르는 AX그룹을 통해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입니다.

 

LG는 AX를 중심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에도 집중할 방침입니다. 우선 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AI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체 AI 모델 ‘엑사원’을 지속 고도화해 글로벌 경쟁에 대응한다는 전략입니다.

 

나아가 엑사원을 기반으로 계열사와 파트너사가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 AI’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생산라인, 제품 개발, 고객 서비스 등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AX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입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LG화학 생명과학본부를 중심으로 혁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AI와의 융합을 통한 바이오 솔루션 확장에도 집중할 계획입니다. 일례로 LG AI연구원은 올해 질병 진단 시간을 2주에서 1분으로 단축할 수 있는 정밀 의료 AI 모델 ‘엑사원 패스 2.0’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클린테크 분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입니다. LG전자 역시 친환경 HVAC 사업을 기반으로 AI 시대 데이터센터 등 후방 산업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할 계획입니다.

 

안정훈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