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윤석열씨의 체포방해 혐의(특수공무집행 방해)에 대한 1심 선고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윤씨에 대한 법의 심판 시간이 이르면서, 국민의힘은 '내란'이라는 죄명보다 당의 금고로 날아들 '영수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윤씨가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국민의힘은 과거 보전받은 선거비용 등 약 400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뱉어내야 합니다. 내란 우두머리 한 명의 위법 행위가 당의 자산 몰수와 해체 위기로 직결되는 유례없는 상황인 겁니다.
12월26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서 윤석열씨에 대한 체포방해 혐의 사건 결심공판 뉴스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지난해 12월26일 김건희특검은 윤씨에게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20대 대선후보 신분으로 했던 발언들이 재판대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특검이 문제로 삼은 발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윤씨는 2021년 12월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인을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했습니다. 윤우진씨의 동생 대진씨(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는 윤석열씨의 검찰 동료로, 검찰 내에서는 '대윤·소윤'으로 불렸던 절친한 관계입니다. 또 2022년 1월 불교행사에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고, 아내 김건희씨와 함께 그를 만난 사실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특검은 이들 발언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대선후보로서 말한 내용들이 추후 특검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허위로 밝혀진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윤씨는 이보다 앞선 2019년 7월 검찰총장 후보자로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2012년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윤우진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준 적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일 <뉴스타파> 등에선 그가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을 인정한 녹음파일을 공개했고, 위증 논란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윤씨는 대선후보 때 "공식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제가 굳이 변호사를 소개할 위치도 아니고…" 등으로 부인을 이어갔습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당선인이 당해 선거에 있어 법에 규정된 죄 또는 정치자금법 제49조의 죄를 범함으로써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는 그 당선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을 어기고 저지른 범죄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사람은 기탁금과 선관위에서 보전받은 금액 모두 국가에 돌려줘야 합니다. 특히 대선의 경우엔 정당추천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이 돈을 반환하도록 했습니다.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는 6개월입니다. 공직선거법 제268조(공소시효)엔 "이 법에 규정한 죄의 공소시효는 당해 선거일 후 6개월(선거일 후에 행해진 범죄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6개월)을 경과함으로써 완성한다"고 됐습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윤씨의 공소시효는 아직 남았습니다.
윤씨가 20대 대선에 당선돼 대통령에 재직할 때 공소시효가 멈췄지만, 2025년 4월4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되면서 공소시효는 다시 진행됐습니다. 이후 7월부터 12월 말까지 김건희특검이 수사를 하면서 다시 공소시효가 정지됐습니다. 결론적으로 특검은 윤씨의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2개월이 채 안 남은 시점에서 그를 기소, 법의 심판대로 불러냈습니다.
윤씨와 국민의힘이 함께 넘어야 하는 재판은 하나 더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명태균 게이트' 관련 혐의입니다. 김건희특검은 지난해 12월24일 윤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특검에 따르면, 윤씨와 배우자 김건희씨는 2021년 6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명태균씨로부터 총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총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습니다.
문제가 된 시기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여론조사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때였습니다. 특검은 명씨가 윤씨에게 유리하게 조작된 여론조사 결과를 국민의힘에 전달함으로써, 윤씨가 당내 경선을 통과하고 대선에까지 당선되도록 지원했다고 의심합니다. 특검은 아울러 명씨가 윤씨에게 여론조사를 제공한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단수공천이 되도록 청탁했고, 실제로 윤씨가 이를 당 공천관리위원회 등에 지시했다고 봤습니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돼 100만원 이상의 유죄가 확정되면 당선무효형에 처해집니다. 정치자금법 위반의 공소시효는 무려 7년입니다.
국민의힘은 20대 대선에서 선거비용 425억6700만원 중 394억5600만원을 선관위로부터 보전을 받았습니다. 이 모두 국민 세금입니다. 윤씨를 대선후보로 추천한 건 국민의힘이고, 윤씨가 당선무효형을 받을 경우 국민의힘은 선관위에서 보전받은 금액과 기탁금 3억원을 합쳐 397억5600만원을 물어내야 합니다. 국민의힘은 당사(568억원 규모)를 비롯해 1198억5400만원가량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윤씨가 당선무효형을 받게 되면 국민의힘 전체 재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돈을 반환해야 하는 셈입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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