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공개매수의 함정)①비상장으로 돌아간 기업들…PEF식 상폐 전략
2024년부터 20건이 넘는 공개매수신고서 공시
잔여 소수주주 지분 대상 포괄적 주식교환 활용
중장기 투자 위해서지만 소수주주 '축출' 비판도
2026-01-16 06:00:00 2026-01-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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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공개매수를 통한 자발적 상장폐지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모펀드(PEF)에 인수된 기업들이 공개매수를 거친 뒤 잔여 지분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정리하며 상장폐지를 마무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개매수 가격 산정의 형평성 논란과 함께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소수주주 지분을 사실상 강제로 매수하는 이른바 '스퀴즈 아웃' 전략이 부각되고 있다. 이는 기업과 주주 간 분쟁으로 비화되는 한편,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려는 상법 개정안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 이에 <IB토마토>는 최근 공개매수 사례를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의 취약점을 짚어보고, 소수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개매수를 통한 자발적 상장폐지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상장 유지에 수반되는 공시·감사·규제준수 비용과 시장의 단기 성과 압박을 줄이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구조조정·사업재편, 중장기 투자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공시 부담과 주주 제안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진 일부 기업들과 사모펀드들이 상장 폐지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진=AI일러스트)
 
지난해 공개매수신고서 21건 접수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공개매수신고서는 중복 기업을 포함해 21건이 공시됐다. 직전년도 26건 대비 줄었지만 여전히 20건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지난 2016년부터 10년 동안 세 번째로 많은 수다.
 
앞서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공개매수신고서' 공시는 지난 2017년 22건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5건까지 감소했지만, 2020년 7건, 2021년 13건, 2022년 5건, 2023년 17건으로 전반적인 우상향세를 기록했다. 지난 2024년에는 지난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20건 이상의 공개매수신고서가 제출됐으며, 한솔피엔에스, 텔코웨어, 비올, 코오롱모빌리티그룹, SK디앤디, 로스웰, 신세계푸드 등 회사가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했다. 
 
기업들이 상장폐지를 진행하는 방식은 공개매수와 주식의 포괄적 교환 등이 활용된다. 국내에서 사모펀드에 의한 상장폐지는 통상적으로 사모펀드가 상장기업의 경영권 행사 가능 지분을 먼저 인수한 후 잔여 일반주주 지분을 공개매수를 통해 추가 취득한 후 상장폐지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기업이 자회사 주주들에게 모회사 주식 대신 현금을 지급하고 자회사 주식 전부를 취득하는 방식인 현금교부형이 주로 사용된다. 기존 사모펀드 대주주가 매수자, 일반주주가 매도자가 되는 이러한 거래구조는 대주주인 사모펀드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 가능성과 정보비대칭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기업과 주주간 갈등으로 번지기도 한다. 
 
자본시장연구원 등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개매수나 주식의 포괄적 교환 등 인수합병(M&A)를 활용한 자발적 상장폐지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2024년 자발적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한 기업 7개(쌍용C&E·티엘아이·락앤락·커넥트웨이브·제이시스메디칼·신성통상·비즈니스온) 중 티엘아이와 신성통상을 제외한 5개 회사가 국내외 사모펀드(PEF)에 의해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한앤컴퍼니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쌍용C&E는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병행하며 지분 100%를 확보하며 상장폐지에 성공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2년 코리아센터(현 커넥트웨이브) 인수 이후 2024년 공개매수와 장내매수, 포괄적 주식교환을 등을 통해 자진상장폐지를 진행했다.
 
 
사모펀드 중심으로 상장폐지 속도
 
유통가에서는 지난해 말 신세계푸드(031440)가 공개매수신고서를 제출한 가운데 올해 들어서는 에코마케팅(230360) 등이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 폐지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공개매수를 통해 신세계푸드 유통주식 전량인 보통주식 146만 7319주(37.89%)를 추가 취득하기로 했으나, 공개매수 흥행 실패로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들어서는 베인캐피탈의 투자목적회사인 비씨피이이에이비드코원이 에코마케팅 주식 1749만 7530주(56.39%)를 사들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에코마케팅은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에 인수된 후 상장폐지를 진행하며 공개매수는 이달 21일까지 진행된다. 사모펀드(PEF)에 의해 공개매수가 진행되는 M&A 상장폐지 형태다. 
 
사모펀드가 지분을 확보한 기업의 상장을 폐지하는 이유는 상장 유지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 기업가치 재평가, 재매각을 통한 수익 극대화 등이 꼽힌다. 이를 통해 저평가된 기업을 비상장 상태로 전환해 주가 관리 부담 없이 내부 역량을 집중하고 가치를 제고해 높은 가격에 재매각하기 위함이다.
 
이와 관련, 문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IB토마토>에 "최근 기업과 PEF 등은 상장 유지에 수반되는 공시·감사·규제준수 비용과 시장의 단기 성과 압박을 줄이고 비상장 상태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구조조정·사업재편, 중장기 투자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자발적 상장폐지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라면서 "포괄적 주식교환은 구조상 소수주주가 사실상 축출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고 제도적 보호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향후 거래 설계에서는 공정가치와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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