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현대트랜시스, 글로벌 OEM 수주로 '홀로서기' 시동
내부거래 90% 상회하는 사업구조
그룹 종속성 낮추기 위해 수주 확장 '사활'
1.5조원 규모 현금성자산 기반 CAPA 확대
2026-01-23 06:00:00 2026-01-23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1일 16:0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현대트랜시스가 ‘현대차그룹 전속 부품사’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변곡점에 서 있다. 회사는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등 계열사에 의존해 온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OEM) 수주를 본격화하며 독자적인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아직 비계열 비중은 미미하지만,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신규 파워트레인(P/T) 공급이 실적 개선에 기여하기 시작하면서 ‘홀로서기’의 실질적 출발선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현대트랜시스)
 
북미 시장서 유럽 OEM 수주 결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의 매출 구조는 여전히 내부 거래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태로 계열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 가운데 약 90~95%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의 판매 실적과 회사 매출이 사실상 함께 움직이는 셈이다.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만, 반대로 그룹의 완성차 수익성이 떨어질 경우 회사 역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구조다.
 
이 때문에 현대트랜시스는 계열 물량을 기반으로 하되, 장기적으로는 비계열 고객 비중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핵심은 글로벌 OEM을 대상으로 한 P/T 부품 수주 확대다. 회사는 최근 북미 지역에서 유럽계 완성차 업체에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부품을 신규 납품하기 시작했고, 해당 물량이 점차 늘어나며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수치로도 변화가 감지된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3분기 26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EBIT마진은 2.4%로, 전년 전체 0.6%에 그쳤던 마진 대비 뚜렷하게 회복됐다. 해외 공장의 본격 가동과 유럽 OEM P/T 납품 확대가 마진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24년 완공된 미국 서배너 시트 공장 증설 효과와 차세대 하이브리드 변속기인 TMED-Ⅱ 양산 확대가 수익성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FCF 적자에도 투자 지속…재무상태는 ‘양호’
 
다만 변화 속도가 빠르진 않다. 신규 납품 초기에는 설비 안정화 비용이 드는 데다 가동률 상승 전 단계인 만큼 고정비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북미 신규 공장과 TMED-Ⅱ 라인 투자로 2018년 이후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를 이어온 점도 부담요인이다. 2024년에는 자볹자본적지출(CAPEX)이 7470억원에 달하며 FCF 적자가 -3354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도 FCF는 여전히 마이너스(1666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회사는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 조지아 P/T 공장과 서배너 시트 공장은 이미 준공됐지만, 국내외에서 TMED-Ⅱ 라인 증설 등 생산능력(CAPA) 확대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현대트랜시스가 단기 수익성보다는 중장기 성장 기반을 우선적으로 선택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재무구조 측면에서는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 기준 현대트랜시스의 부채비율은 188.9%, 순차입금의존도는 17.0%로 비교적 양호한 상태다. 현금성자산 1조 5063억원이 단기성차입금 1조 4459억원을 소폭 상회하고, 미사용 여신 한도 2조 2000억원이 존재하는 점도 유동성 완충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은 매출 다변화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해 상반기 한국산 자동차부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으나, 이후 협의를 거쳐 15%로 인하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2~3분기 중 약 1000억원의 관세 부담을 인식했지만, 완성차 업체의 단가 조정으로 상당 부분 보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향후 단가 재협상 과정에서 관세 부담 구조가 바뀔 경우 수익성이 다시 흔들릴 가능성은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트랜시스의 기업가치 재평가 여부가 ‘숫자’로 판가름 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계열 매출 비중이 얼마나 빠르고 얼마나 크게 늘어나는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대트랜시스의 비계열 비중이 유의미하게 상승하고 EBIT마진이 안정적으로 2%대 중반 이상을 유지한다면, 그룹 의존형 부품사를 넘어선 글로벌 부품사로의 전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우디 전기차 브랜드인 시어와 최근 부품 수주 계약을 맺는 등 그룹 외 글로벌 OEM 기업으로의 수주 확대를 통해 수익처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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