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승 법률전문기자] 최근 대법원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 기간이 2년보다 길더라도 공무원 재직 기간에는 최대 2년까지만 산입하도록 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25년 11월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공무원 연금 노후 소득공백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선전전을 하고 있다.
원고는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 25일을 복무했습니다. 이후 2017년쯤 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돼 근무하다가 퇴직한 그는 공무원연금공단(공단)에 사회복무요원 복무 기간인 2년 25일을 공무원 재직 기간에 산입해 달라고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공단은 2년까지만 공무원 재직 기간에 산입하고, 2년을 초과하는 기간은 산입하지 않았습니다. 이 처분은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무효 판결이 선고됐습니다. 이후 원고가 다시 2년을 초과하는 기간 전부를 재직 기간에 산입해줄 것을 신청했지만, 공단은 2022년 6월쯤 다시 거부처분을 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1심은 공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원고는 △거부처분의 근거 법령이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및 재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되는 점 △사회복무요원을 현역병과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 합리적 이유가 없는 점 △근거 법령이 행복추구권 및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는 점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불이익한 처우 금지 원칙에 위배되는 점 등을 주장했습니다.
공단이 내린 거부처분의 근거 규정인 공무원연금법 제25조 제3항 제1호는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 사회복무요원 복무 기간은 공무원 재직 기간에 산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2호는 산입할 기간을 병역법 시행령 제151조에 따라 산정된 기간으로 규정합니다. 당시 원고에게 적용되는 구 병역법 시행령 제151조는 보충역의 의무복무 기간을 마친 사람의 실제 근무 기간으로 산정해야 할 기간은 2년으로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위임받은 사항에 관해 대강을 정하고 그 중 특정 사항을 범위를 정해 다시 위임하는 재위임도 허용된다고 봤습니다. 1심은 이 법리에 따라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18조 제2호가 병역법 시행령 제151조로 재위임한 것은 재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다른 근거 법령도 군 복무 기간을 공무원 재직 기간에 산입한다는 원칙을 명백히 규정하면서 산입될 기간만을 위임해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겁니다.
아울러 사회복무요원과 현역병은 그 신분, 근무 형태나 업무의 난이도, 위험성의 정도가 현저히 다르다고 봤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의 복무가 군 복무를 대체하는 것이라도 현역병과 사회복무요원의 병역의무에 대한 보상이 반드시 동일해야 하는 것도 아니므로, 근거 법령에서 현역병과 달리 사회복무요원의 복무 기간 중 2년을 초과하는 기간을 공무원 재직 기간에 산입하지 않도록 정한 것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2심과 대법원도 1심의 결론이 맞다고 봤습니다.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이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해 위임받은 사항에 관해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입니다. 대법원은 이 규정이 예측가능성이라는 위임의 한계를 제시한다고 봅니다. 위임규정이 있을 때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해 합리적으로 그 대강이 예측된다면 위임의 한계를 넘지 않는다는 겁니다. 또한, 재위임도 허용되므로 이 사건 근거 법령을 통해 사회복무요원 복무로 인해 공무원 재직 기간에 산입할 내용의 대강이 예측되고, 그 범위 안에서 재위임도 이뤄져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이나 재위임 금지 원칙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사회보장수급권에 관한 기준을 설정하는 입법에는 광범위한 재량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근거 규정들이 사회복무요원의 복무 기간 중 공무원 재직 기간에 산입할 대상 중 일부를 현역병으로 복무한 사람과의 형평을 고려해 제외한 것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헌법 제10조가 규정하는 국민의 행복추구권은 국민이 행복 추구를 위해 필요한 급부를 국가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을 국가권력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포괄적 의미의 자유권이라는 점도 확실히 했습니다.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 기간을 공무원 재직 기간에 산입하는 혜택에 관해 정한 근거 법령이 원고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헌법 제39조 제2항은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대법원은 이 헌법 조항이 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에게 보상을 주거나 특혜를 부여할 의무를 국가에 부담시키는 것이 아니라, 법문 그대로 병역의무의 이행을 이유로 불이익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이 사건 근거 규정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던 사람이 공무원으로 임용됐을 때 혜택을 주는 규정이므로 이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민승 법률전문기자 lawyerm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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