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현대차·기아가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300조원 클럽에 진입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와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 증가에 힘입어 외형성장에 성공한 결과입니다. 다만 미국발 관세 부담과 통상 환경 악화로 수익성은 줄었습니다. 올해 역시 매출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지만, 관세정책 변화에 따라 이익 방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기아 본사 모습.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매출 186조2545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습니다. 전년 대비 6.3% 증가한 수치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매출입니다. 기아(114조1409억원)와의 합산 매출은 300조3954억원으로,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24년 282조6800억원을 갈아치웠습니다. 반면 작년 영업이익은 11조46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5% 감소했습니다.
4분기(10~12월) 실적에서도 수익성 둔화가 두드러졌습니다. 매출은 46조8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9.9% 줄어든 1조695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4월3일부터 10월까지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된 미국의 25% 고율 관세가 적용된 결과입니다. 이날 실적 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현대차는 “4분기에 미국 관세로 1조46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2분기 8280억원, 3분기 1조8210억원까지 더하면 총 4조1090억원의 비용이 작년에 발생한 셈입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선제적인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으로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했지만, 4분기에는 25% 관세가 적용된 재고 판매가 이어지면서 관세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며 “다만 북미 시장 판매 확대와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비중 증가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난해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413만8389대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습니다. 친환경차 판매는 전기차 27만5669대, 하이브리드차 63만4990대를 포함해 96만1812대로 27% 증가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오닉 9, 팰리세이드 HEV, 넥쏘 등 SUV 신차 효과로 판매가 1.1% 증가한 71만2954대를 판매했습니다.
해외 판매는 소폭 감소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로 1.9% 증가한 100만6613대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연간 도매 판매 100만대를 넘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입니다.
현대차는 올해 도매 판매 목표를 415만8300대로 정했습니다. 또 매출액 목표는 전년 대비 1.0~2.0%로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 목표는 6.3%~7.3%로 세웠습니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외에 총 17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증권가는 올해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이 317조원, 영업이익은 23조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면서도, 최대 변수로 미국의 통상정책을 꼽고 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율을 25%로 원복할 경우 현대차그룹의 연간 관세 부담은 약 8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관세 부담을 차량 가격에 전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유럽·일본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어 가격 인상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도 관세 부담 속에서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며 점유율 방어에 주력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적 역시 외형성장과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한편, 현대차는 2025년 연간 배당은 1~3분기 배당 합계 7500원을 포함해 주당 1만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