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파고 일단락…시진핑, 내주 양회서 '대만 선명성' 극대화
관세 무효로 판결로 협상 변수 발생…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기류 변화
2026-02-23 17:57:28 2026-02-23 18:40:01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대중 압박 수단으로 활용돼 온 관세 조치가 무효화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협상 구도에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미·중 관계의 힘의 균형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이런 흐름 속에서 시 주석은 조만간 열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서 더 '선명'한 기조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협상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전략적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취재진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중, 대두·희토류 전략적 카드로 활용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조치를 무효로 판결하면서 미·중 정상 간 담판을 앞두고 시 주석이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을 압박해 온 핵심 수단이 제약을 받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31일부터 4월2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지난 2017년 이후 약 8년5개월 만입니다. 미·중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 전쟁을 일시 중단한 바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 가했던 관세율은 기존 최대 125%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가 발효한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조치는 사실상 효력을 잃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이번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여지가 커진 중국이 미국이 요구한 대두 구매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중국은 펜타닐 관세를 낮추면서 미국산 대두를 1200만톤(t) 구매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시 주석과 통화에서 "중국이 이번 시즌 대두 구매량을 2000만톤으로 늘리는 것을 고려 중이며, 다음 시즌에는 2500만톤 구매를 약속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관세 조치가 무효화되면서 중국이 해당 합의를 이행해야 할 실질적 동인이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국은 미·중 관계의 핵심 변수인 희토류 카드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요.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중 70%(2024년 기준·27만톤)를 생산하는 국가입니다. 특히 희토류는 미국 주도의 반중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중국이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 왔습니다. 지난해 10월 담판에서 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1년간 유예했습니다. 결국 이번 관세 무효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 미국 <CBS> '페이스더네이션'에 출연해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미·중 정상회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중 정상회담은) 중국이 우리와의 합의를 이행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이 합의에 따라 미국산 농산물 등을 수입하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희토류를 (제대로) 공급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시 주석, 하나의 중국 입장 '재천명'
 
반면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 교수는 중국 매체 <롄허조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산 대두 구입 카드를 쥔 중국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첨단 기술 관련 규제 완화와 대만 의제 등에서 중국에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3월 4~5일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개막합니다. 양회는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정책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통해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국가 운영 청사진을 확정하는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서 양안(대만)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한 양안 관계)을 견지하며 분명한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시 주석은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당시에도 "대만 문제는 중국과 미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거론한 바 있습니다. 
 
중국은 대만을 중국 영토의 불가분한 일부분임을 줄곧 강조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징벌적 의지가 강합니다.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및 대만 문제 개입에 대해 비판해 오며 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군사적·경제적 압박을 통한 조기 통일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대만 해협의 긴장 수위를 높이는 정책을 시사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만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할 것"이라며 "대만 문제는 타협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대만 문제를 계속 거론하더라도 중국은 기존 원칙대로 갈 것"이라며 "다만 (중국은) 관세는 관세대로 새로운 대응 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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