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과징금 제재 막판 소명…"자율배상 노력 부각 총력"
2026-02-25 18:00:00 2026-02-25 18:18:35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한 은행권 제재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의 제재 결론에 대해 최종적으로 심사합니다. ELS 판매 은행들은 과징금 감경을 위해 자율배상 노력을 최대한 부각하다는 방침입니다.
 
"1조원대 과징금 여전히 크다"
 
금융위는 25일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열고 홍콩ELS 관련 제재 안건을 심의했습니다. 최종 의결은 내달 중순께 정례회의에서 이뤄질 전망입니다. 판매사가 다수인 만큼 은행별 소명 절차가 다음 회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도 "사안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장을 감안해 충분한 소명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금감원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해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과징금과 기관경고를 확정한 바 있습니다. 사전 통보했던 2조원 안팎의 과징금에서 25%가량 낮아졌지만 은행들이 기대했던 최대 75% 감경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1조원에서 8000억원 수준으로 조정됐습니다. 하나은행은 3200억원에서 2400억원, 신한은행은 2800억원에서 2300억원 안팎으로 낮아졌습니다. 농협은행은 1900억원에서 1600억원, SC제일은행은 1500억원에서 900억원대로 감경됐습니다. 기관제재 수위도 사전 통보 단계에서 거론됐던 일부 영업정지 가능성이 제재심에서 한 단계 완화됐습니다.
 
은행권은 무엇보다 자율배상과 사후 수습 노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후 피해 회복을 위해 선제적·적극적으로 배상 절차를 진행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상당수 은행이 고령자 및 취약계층 투자자에 대해 배상 비율을 높게 적용하거나, 분쟁조정 이전 단계에서 자체 합의를 통해 신속히 보상에 나선 바 있습니다. 금감원의 분쟁조정안에 따라 전체 피해자의 90% 이상을 대상으로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율 배상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증권선물위원회를 열고 홍콩ELS 관련 제재 안건을 심의했다. 사진은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사진=뉴시스)
 
"금융위 최종 추가 감경 기대"
 
지난해 11월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금융사가 사후 피해 회복에 노력한 경우 과징금의 50% 이내에서 감경이 가능하며, 사전 예방 조치 등 추가 요건까지 충족할 경우 최대 75%까지 감면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금감원이 제시한 과징금 부과 기준이 45~60% 구간으로 비교적 높게 설정된 점은 부담입니다. 위반 행위의 중대성, 소비자 피해 규모, 판매 관행 등을 반영해 높게 설정한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은행권은 소명 과정을 통해 자율배상 노력을 비롯해 위반 비율 산정의 적정성을 적극 설명해 이 구간을 20~30% 수준으로 낮추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특히 SC제일은행의 경우 절대적 판매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부과 기준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다고 보고 추가 소명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은행 측은 판매 구조와 내부통제 체계, 실제 배상 진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과징금 규모가 사전 통보액보다 감경됐지만 최종 의결 시 부담이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SC제일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2677억원) 대비 13.6% 증가한 3040억원인데요. 1000억원 규모 과징금이 확정되면 누적 순이익의 30% 넘게 사라지게 됩니다. 지난 금감원 제재심사위원회에서도 SC제일은행은 관련 소명을 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권 반발도 변수입니다. 전국금융산업노조는 금감원이 전체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선정한 방식이 잘못됐다고 보고 상품을 팔고 얻은 수수료를 수입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산업안전 분야나 공정거래 분야에는 법적 상한을 두고 있다"면서 "왜 금소법만 판매 금액의 10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부분 은행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사전 통지 금액 대비 30~50% 수준으로 충당금을 쌓은 바 있습니다. 실적 발표 당시 이 또한 보수적으로 책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연말 기준 홍콩ELS 과징금 대비 충당금을 2633억원 반영했습니다. 8000억대 과징금과 비교하면 50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셈입니다. 금융위가 추후 1조원대 과징금을 그대로 확정할 경우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금융위에서 과징금이 과다하다고 판단해 대폭 감경된 사례가 있던 만큼 마지막까지 기대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선위의 경우 금감원과 다르게 산정 방식 외에도 위반 여부에 대한 다툼과 법률 해석 부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재량적으로 감경할 수 있다"며 "추후 발생할 수 있는 행정소송의 주체가 금융위인 만큼 감경 폭이 더욱 커지 수 있다고 본다"고 기대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금융산업노동조합이 '한도없는 ELS 과징금, 금융위는 기준없는 정책 책임져라' 결의대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