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색동원'만이 아니다…'장애인 시설' 학대 연평균 257건
최근 6년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 1652건
피해자 99% 중증장애인·75% 지적장애
“신고 어려운 구조…실제 피해 더 많을 것”
전문가들 “시설이 학대 낳아…탈시설해야”
2026-03-05 17:12:58 2026-03-05 17:13:45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최근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중증 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시설장이 여성 입소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이는 특정 시설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6년간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발생한 학대 사건은 165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원들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가해자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9~2024년)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발생한 학대 사건은 총 1652건으로, 연평균 257건에 달합니다. 학대 유형별로 보면 신체적 학대가 465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서적 학대 436건, 방임 309건, 경제적 착취 280건, 성적 학대 156건, 유기 6건 순이었습니다.
 
학대 취약한 이들 향해…피해자 99% 중증 장애인
 
학대 피해자는 장애인 가운데서도 특히 취약한 이들이었습니다. 피해자의 99%는 중증 장애인이었습니다. 장애 유형별로는 지적장애가 75.3%(817명)로 가장 많았고, 뇌병변 장애 7.9%, 자폐성 장애 5% 순이었습니다.
 
다만 이 수치 역시 실제 현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장애인 거주시설은 전국 1529개소로, 총 2만7352명이 입소해 있습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제공한 통계는 장애인학대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사례만 포함된 것으로, 신고가 이뤄진 경우에 한해서만 집계됩니다. 시설 내부에서 발생하는 학대의 특성상 피해자가 직접 신고하기 어렵고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사례도 많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김기룡 중부대 특수교육학 교수는 “실제 발생한 학대는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신고를 하려면 휴대폰 사용이 자유롭거나, 외부와 소통할 체계가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면서 “하지만 시설은 기본적으로 폐쇄적인 성격이다. 휴대폰 사용조차 자유롭지 못하고, 외부와의 접근 역시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서 의원 역시 “거주시설 학대는 피해자가 외부에 알리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실제 피해는 통계보다 더욱 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학대의 원인은 시설에 있어…탈시설로 나아가야”
 
전문가들은 학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을 장애인거주시설의 구조적 문제로 지목하며, 해결 방안으로 ‘탈시설’을 제안합니다. 장애인 거주시설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에게 주거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는 폐쇄적 구조 속에서 인권침해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탈시설은 장애인이 대규모 거주시설을 떠나 지역사회에서 개인별 주거와 지원 서비스를 받으며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 교수는 “시설은 폭력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성을 갖고 있다”며 “종사자 한 명이 많게는 장애인 10명까지 지원해야 한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더 많이 케어해야 하는데, 그 상황에서 다른 장애인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소리를 지르거나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 농성장 앞에서 장애인권리보장법 및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 촉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역시 “대규모로 시설에서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많다”면서 “이미 많은 국가들이 대규모 시설을 줄이고 지역사회 중심의 지원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 역시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이 살아가는 방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기구에서도 장애인거주시설에서 탈시설로 전환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앞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22년 9월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장애인 거주시설을 ‘폭력의 한 형태’로 규정했습니다. 또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을 향해 “모든 형태의 시설수용을 폐지하고 시설 신규 입소를 금지해야 하며 시설에 대한 투자를 막아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지난 2009년 해당 협약에 가입한 당사국입니다.
 
서 의원은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성적 학대를 비롯한 각종 학대가 반복되는 것은 시설의 폐쇄적인 구조와 연결되어 있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설 중심 보호를 넘어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시민으로 함께 살아가는 탈시설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서 의원은 지난해 10월 장애인이 거주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는 탈시설지원법(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을 22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발의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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